[JBC의 터치]'단식도 황교안스럽다', 단식 8일 끝, "장난치나"
[JBC의 터치]'단식도 황교안스럽다', 단식 8일 끝, "장난치나"
  • JBC까
  • 승인 201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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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투쟁도 어정쩡, 세모형, 황교안 스럽다.
역대 정치인 단식 투쟁한 가장 짧은 기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중 지쳐서 누워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중 지쳐서 누워있다.

도대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왜 단식 했을까.

지난 20일 느닷없이 무기한 단식카드를 꺼내든 황 대표가 29일 단식 중단을 선언하면서 그가 왜 단식했는지에 대해 또다시 의구심이 생긴다.

황 대표가 단식한 이유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선거제 개편안 처리의 철회, ·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를 위해서였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오후 청와대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체절명의 국가위기를 막기 위해 저는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죽기를 각오하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을 향해 대통령께서 자신과 한 줌 정치세력의 운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운명, 앞으로 이어질 대한민국 미래를 놓고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저는 단식으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소미아는 미국의 압력에 한국이 굴복하면서 폐기 유예가 됐다. 패스트트랙 철회는 커녕, 국회가 27일 패스트트랙을 부의했다.

이날 단식을 중단한 황 대표가 단식을 통해 쟁취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가 단식 중단으로 내세운 이유도 황교안 스럽다는 지적이다. 

전희경 대변인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황 대표가 건강 악화에 따른 가족, 의사의 강권과 당의 만류로 단식을 마쳤다"고 밝혔다.

죽기를 각오' 하고 단식에 나섰던 황 대표가 이 같은 이유로 단식을 중단한 것에 이는 '단식'이 아닌 투정이란 비아냥마저 나온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향후 전개될 공수처법, 연동선거법 저지와 3대 친문(친문재인)농단의 진상규명에 총력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툭하면 던지는 총력투쟁’, ‘목숨을 건 투쟁’, ‘국민과 함께 투쟁등은 이제 영혼없는 레퍼토리가 된 지 오래다.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당 안팎과 장치권에서 진작부터 명분 없는 민폐’ ‘생떼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한 세미나에서 문 대통령이 야당을 얕잡아보고 있는데 단식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인가. 문 대통령은 코웃음 칠 것이라며 “(패스트트랙은) 진작 정치적으로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황 대표께서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 중 두 개(단식·삭발) 이행에 돌입했는데, 이런 방식의 제1야당으로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할 수 없다. 다음 순서인 (대표직) 사퇴가 기다린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황 대표의 단식은 명분이 없음을 넘어 민폐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도 자신의 리더십 위기에 정부를 걸고 넘어져서 해결하려는 심산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지난 26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황제 단식이다고 비난했다.

좌파들도 가세했다. 황 대표가 단식 7일째인 27일 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질 때 좌파들은 각종 토털 사이트에 조롱하는 악의적인 댓글을 달았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발끈했다. 한국당은 황 대표 단식투쟁은 여당과 청와대를 향한 강한 메시지이자 당을 끌고가기 위한 생명을 건 자기 희생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결국 황 대표가 단식 9일차 중단선언을 하면서 이들의 조롱과 비난이 설득력을 더해 가고 있다.

황 대표 빈손단식은 안하니만 보다 못했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정치인들의 단식투쟁은 '쟁취'였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5공 정권 시절인 1983년 민주화 5개 항을 요구하며 목숨 건 23일 단식을 했다.

당시 보도통제 속에서도 김 전 대통령의 단식은 독재정권 아래에서 민주화 요구를 결집하는 흐름을 낳아, 1985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평화민주당을 이끌던 1990, 지방자치제 실시를 요구하며 13일간 단식투쟁을 통해 30년 만에 지방자치제 실시 합의를 이뤄냈다.

양김의 이 같은 단식투쟁은 정국의 민주화 흐름을 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그런데 황 대표가 단식을 통해 쟁취한 것이 무엇인가. 단식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이 최후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수단이다. 국민들은 황 대표의 단식을 진정성으로 받아들일까.

이미 공수처법이 만들어지고, 여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법 개정 합의를 했었다.

지난해 1215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대대표와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합의를 했다. <위 사진>

당시 한나라당은 이 선거법이 좌파독재를 위한 연장인 것을 몰랐을까. 좌파독재 연장법이라는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선거법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고 했던 한국당이 이제서여 반대하고, 황 대표가 단식 쇼를 했다.

황 대표 단식은 명분과 설득력, 중단 방식에도 다 틀렸다. 이는 나라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단식을 한 것이 아니다.

황 대표 자신이 위기에 봉착하니 느닷없는 단식 카드를 꺼낸 게 아닌가. 단식 전, 황 대표는 당 안팎으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한국당 인적쇄신은 커녕, 더욱 더 탄핵 세력들이 힘을 더하는 형국이다.

황 대표가 주창해온 보수대통합도 흐지부지 되면서 당내 비난 목소리가 고조되었다.

당 내 쇄신 동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단식에 담았다는 해석다. 실제 황 대표가 단식 투쟁을 하면서 당 내에 인적쇄신 등의 목소리 내부 총질이 좀 잠잠해 졌다는 평가다.

문제는 국민들이 그의 단식에 대해 납득을 하지 않고, 여론도 차가운 편이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단식'이었다는 비난이다.

황 대표는 목숨 건 단식운운했지만 차기 대권 도전을 꿈꾸는 황 대표가 실제로 목숨을 건단식을 할 리도 없다.

황 대표의 단식 돌입을 지켜본 많은 사람이 단식의 비장함과 결기가 없었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그것이다.

황 대표가 진짜로 목숨을 던질 각오로 단식했다면, 끝까지 가야만 했다. 그런데 가족과, 의사가, 당이 만류한다고, 겨우 8일만에 단식을 접은 것은 차라리 단식을 안하리만 보다 못하다는 얘기다.

황 대표의 8일 단식은 조롱거리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한국 정치사에서 정치인 단식 8일은 단식이 아니라 '다이어트' 수준이다.

19875월 이기택 민주당 총재가 호헌 철회를 요구하며 152003년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노무현 정권 측근비리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102007년 열린우리당 소속 천정배 의원은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와 함께 25, 261995년 구속 수감 중이던 전두환은 안양교도소에서 “5공화국의 정통성을 지키겠다28지난해 12월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요구하면서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벌인 손학규는 1220171023일 박근혜 대통령 석방 등을 주장하면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15일간 단식했다.

황 대표의 단식 8일은 그야말로 어정쩡하고 애매모호하고, 세모같은 그의 이면적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일각에선 어쩜, 단식까지도 황교안 스럽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공화당 한 인사는 황 대표가 진정 단식 명분으로, 박근혜 대통령 석방과 종북좌파 쓰레기 척결, 문재인 정권 퇴진을 내걸었어도 우국충정 단식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황 대표가 몸이 회복되는 순간, 그의 정치생명이 진짜로 끝날 수 있다. 그가 좌파 독재 정권과 싸울 수 있는 정치인인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인지 "다음 순서인 대표직 사퇴가 기다린다는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이 말이 귓가에서 가시지 않는다.

황 대표의 회복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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