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가 쪽팔리지 않게 골프치는 법
공직자가 쪽팔리지 않게 골프치는 법
  • JBC까
  • 승인 20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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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등골침대 누워서 TV보며 '굿샷' 외쳐라

“대통령님 골프쳐도 됩니까?”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딱하고 한심한 공직자 골프 질문말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최근 한 인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대 골프가 아니면 골프를 허용해달라”는 건의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내가 골프를 치라, 말라 한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곧바로 “그런데 수석님들이 골프 할 시간이 있을까요”라고 말했습니다.

화들짝 놀란 이 인사의 전언에 고위 공무원들은 말그대로 “좋다 말았다”고 합니다.

#골프로 군기 잡아

한국 공무원 사회에서 ‘골프 금지→해금’이 그리 낯선 광경은 아닙니다.

길게는 5년마다, 짧게는 매년 공무원들의 골프는 금지와 해금을 반복해왔습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되풀이 되는 꼴입니다. 집권 초 대통령은 암묵적으로 공직자 골프금지령을 내립니다. 일종의 공직자 ‘군기잡기’차원 입니다.

개혁의 칼을 휘두르는데 공직자들이 한가하게 골프장을 드나들거나 접대골프를 치면 기강이 흐트려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정권초만 되면 공직자들은 골프장 출입을 삼갑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대통령을 설득합니다.

측근들 설득에 대통령도 모른척 눈 감아줍니다. 당초 골프금지령을 내린 이유는 ‘없던 일’이 됩니다.

박 대통령도 역대 대통령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골프를 공직기강과 국정기조 확립의 칼날로 사용했거나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흐트러진 공직기강을 바로 잡고 새 정부의 국정기조에 따라줄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상징적인 카드가 공무원들의 골프 금지라는 것입니다.

 #한심하고 딱한 공직자

사실 이런 뉴스를 접할때마다 머리를 스치는게 참 공직자들이 한심스럽고 딱하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고위공직자라면 대학졸업은 기본이고, 해외 유학파도 수두룩한 '폼생'들 아닙니까. 

이들은 분명 사리 판단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자들일 겁니다.

그런데 “골프를 칠까요 말까요” 대통령께 물어보고 치고자 하는 이 나라의 공직자들이 과연, 제대로 된 나랏일을 할 수 있을까요.

빗대어 표현하면 이런 공직자들은 재난이 발생하면 “대통령님 국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킬까요, 아니면 내버려둘까요”묻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대관절, 공직자들이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골프를 칠까 말까’ 아직도  이런게 뉴스가 되는 세상이니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절로 나옵니다.

물론 골프를 공직기강의 도구로 삼으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YOU에게 정리해드릴께요. 아주 간단합니다.

쪽팔리니 “골프를 치지 마세요.”

고위공직자들에도 묻고 싶네요. 명색이 고위공직자라는 사람이 골프를 칠까 말까 눈치를 보면서 공직생활을 한다는 게 서글프지 않습니까. 참으로 딱합니다.

치고 싶으면 치고, 그렇지 않으면 안치면 됩니다. 그런 배짱과 배포조차 없으면 차라리 공직자 사표 던지지는 게 어떻습니까. 그건 겁납니까. 그럼 치지 마세요.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골프를 치고 싶을까요.

#꿈보다 해몽 골프

사실 박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골프 금지령’을 내린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안보 위기 상황에서 군 장성들이 골프를 친 사실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공직 기강을 강조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고위 공무원들은 자발적으로 골프를 삼가 왔습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골프를 놓고 ‘꿈’보다 ‘해몽’이 더 합니다.

지난 7월 박 대통령이 언론인과의 만남에서 이런말을 했습니다. “지난 국무회의 때 캐디들 수입도 그렇고 자꾸만 외국 나가서 골프를 치니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공직자들이 골프 ‘해금이다’ ‘아니다’를 놓고 설왕설래했습니다. 한 부처 공무원은 “대통령이 직접 골프를 쳐도 좋다고 할 수 있겠냐. 암묵적으로 쳐도 좋다는 사인으로 생각한다”며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을 ‘골프 해금’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런데 이 청와대 한 참모는 “내가 보기엔 골프를 쳐도 좋다는 뉘앙스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적이 있었습니다.

급기야 최근 허태열 전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선 “웬만하면 필드 대신 스크린 골프를 이용하는 게 좋겠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역대 정권 전례에 비쳐볼때 아마도 이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 풀릴 것입니다.

아쉬운 것은 박근혜 정부라면 역대 정권과 골프해법도 달라야 하지 않습니까. 박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되뇌는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 되려면 과거정권과는 골프해법도 달라야 합니다.

박 대통령이 내건 골프해금의 전제를 거꾸로 해석해보면 그동안 일부 공직자가 문제될 사람과 접대 골프를 쳤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등골침대서 굿샷

사실 과거 골프가 귀족운동이었다면 지금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입니다. 이미 수백만명의 골퍼가 존재하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골프를 허용하고 막고하는 자체가 ‘해외토픽감’입니다. 이는 여전히 극소수 공직자가 부적절한 골프를 즐겨왔기 때문입니다.

공직자가 떳떳, 당당하면 굳이 골프장 가는 데 눈치를 보겠습니까. 뭔가 꿀리는 게 많아서 그런게 아닙니까.

공직자들에게 쓴소리 한마디 할께요. YOU께서 ‘골프장 가도 되느냐 마느냐’ 식의 질문은 당신이 화장실 갈때 “대통령님 화장실 갔다올까요, 말까요” 보고하고 가는 것과 같다고 해석할 겁니다.

차라리 그런 공직자라면 YOU의 ‘등골침대’(침대에 등 기대어 누워있는 사람의 침대)에 누워서 골프 TV 보며 ”굿샷“이나 외치소서~~~!

오늘이 추석입니다. 골프공 처럼 둥근 추석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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