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하 조갑제)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람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짓(계엄)은 못한다”는 글을 통해 윤 대통령을 ‘미치광이 역적’, 국민의힘을 ‘이적단체’라고 지적하며 공격했다.
그러면서 “이런 미치광이 짓에 가장 신속하게 대응하여 6시간 만에 진압한 1등 공신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라며 한 전 대표를 추켜세웠다.
조갑제는 TV조선 ‘장원준 김미선의 뉴스트라다무스’에 출연해서도 윤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계엄 선포의 원인을 묻는 앵커의 질문에 “3대 중독설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권력 중독과 유튜브 중독, 그리고 알코올 중독이 합쳐진 것으로 보이며, 이로인해 발작적 혹은 망성적 행동을 했다”고 공격했다.
조갑제는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윤석열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날 조갑제는 “윤석열은 비상계엄 선포를 무슨 ‘병정놀이’로 알았나?”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헌법에 위반된 비상계엄령 선포는 그 자체가 반란”이라고 공격했다.
조갑제의 연이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공격, 한 전 대표를 추켜세운 것에 대해 보수층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조갑제가 돌거나 미쳤거나” “드디어 좌익 본색이 드러났다” “내년 80세인 그가 노망 들지 않고선 이러지 못할 것이다”며 집단 린치중이다.
보수논객을 자처한 조갑제가 왜 이토록 비상계엄과 윤 대통령, 국힘당을 공격할까. 그의 공격적 단어와 발언이 너무 강해서 그가 과연 보수논객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의구심을 품게 했다. 그가 공격해야 할 특별한 이유와 그 어떤 목적성이 있기에 그러는 것이 아닌지 의심의 눈길도 간다.
윤 대통령 비상계엄에 광적 공격을 해온 좌파매체는 조갑제 글과 언급 내용 하나하나를 크게 실어 계엄 부정에 대한 보수의 시각이라며 보태었다.
솔직히 그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세찬 비판을 하고 싶지 않다. 필자도 한때 ‘윤석열은 보수의 역적’, 국민의힘을 이적단체라 하지 않았지만 ‘해체되어야 할 정당이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애당초 “윤석열이 대통령 후보가 되어선 안된다”는 점을 목 터져라 강조해왔다. 특검 출신 윤 대통령은 박근혜 구속과 탄핵의 일등공신이었다. 문재인 정권 때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을 역임한 그는 문재인의 ‘주구’나 다름없었다. 우파인사는 악독하게 끝까지 수사, 좌파인사는 고무줄 수사의 주범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보수로 탈바꿈 후 대통령 후보가 되었을 때 입에 거품을 물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보수궤멸이 될 터이고 3년 임기도 힘들다고 역설했었다. 보수층 일각에선 필자를 보수 분열자로 공격했다. 지난 대선 때 보수층들은 “설령, 윤석열이 살인자라 하더라도 그를 찍어야 한다”며 결집해서 그는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필자는 계엄 선포 전까지 윤 대통령을 신랄히 비판해왔다. 필자가 윤 대통령에 대해 ‘비판휴먼’에 들어간 것은 그가 비상계엄 선언한 이후부터다. 그의 비상계엄 선언이 잘한 것이기 때문에 비판을 거둬들인 것이 아니다.
일각에선 그가 비상계엄 선언한 이유를 두고 극우적 시각이니 비난하지만 필자의 견해는 다르다. 비상계엄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와 이유가 명확했다. 이것은 헌법 77조에 나와 있는 사안이다. 이를 두고 내란이니 쿠데타니 반란, 또 윤 대통령을 내란수괴로 모는 것 자체는 더더욱 동의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내란과정과 절차 등에서 많은 미흡함이 있었지만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을 내란수괴로 모는 것은 권력찬탈적 선동에 가깝다. 더불어 민주당과 좌파들이 몰아가는 마녀사냥과 계엄령 괴담, 불법 위법 입법독재, 선동이야말로 내란의 전형으로 보인다.
조갑제에게 묻고 싶다. 지난 대선 때 조갑제는 윤석열을 지지했는가? 이재명을 지지했는가. 또 지난 총선 때는 국민의힘을 지지했는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는가. 아니면 조갑제가 공들여온 개혁신당을 지지했는가.
이것은 조갑제의 정체성을 묻는 것이 아니라 이를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왜냐면 조갑제의 윤 대통령과 국힘 극혐은 개혁신당과 맞물려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조갑제의 윤 대통령과 국힘 비난은 ‘기승전이준석’ ‘기승전 개혁신당’이 맞물려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빠지지 않는다.
조갑제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특별대담 /정통보수 조갑제와 혁신보수 이준석, 보수의 앞날을 이야기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인터뷰에는 월간조선 기자 1명도 참여했다. 이 인터뷰는 조갑제와 이준석 의원이 주고받은 일문일답식이다.
조갑제가 이 의원에게 던진 질문 중에서 “윤석열과 함께 낡은 보수는 침몰할 텐데요. 그렇다고 보수가 망할 수는 없고 합리적 보수층은 아직 살아 있으니, 개혁신당이 보수의 구명정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기자가 상대와 인터뷰할 때 질문은 묻는 거다. 즉 ‘의문부호’이어야 하는데 조갑제는 ‘마침표’로 질문했다.
어쨌거나 이에 대해 이 의원 답변은 “안보의 개념을 재조정해야 한다. 보수가 지금까지 이끌어 온 담론의 키워드는 주적·종북 등으로 단편적인 접근이 아니었나 합니다.” 보수의 근본 담론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식의 답변이다.
조갑제와 이준석의 오버랩은 이 뿐만이 아니다. 조갑제는 지난 해부터 자신의 유튜브와 홈페이지를 통해 이준석 찬양을 쏟아냈다. 그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4일 A5 지면을 다 털어 조갑제를 인터뷰했다. 조갑제가 당시 이 신문에 밝힌 ‘이준석 찬양’ 인터뷰는 지난 2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이준석 인터뷰 내용과 흡사하다.
조갑제는 당시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수가 수명을 다한 것은 “낡은 보수 개혁을 외치기 때문”이라 했다. 조갑제는 “반공 보수가 수명이 다한 상황에서 (이준석)이 보수의 새로운 미래상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부연 설명도 곁들였다. 당시 필자는 이를 두고 조갑제가 이준석 대변인이 되었다고 힐난한 바 있다.
최근 조갑제는 개혁신당 ‘상왕’ 내지 개혁신당 ‘전도사’가 된 듯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조갑제는 18일 윤 대통령을 미치광이로 표현 한 것은 ‘미치광이 윤석열이 계염령 해제 지체하면 우리 군이 내란죄로 체포해야 한다’라는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의 발언을 맞장구 치면서 썼다. 조갑제는 이에 대해 “계엄사태에 대한 가장 과격하고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며 “그는(윤석열)은 미쳤다”라고 일갈했다.
보수논객 조갑제와 이준석 개혁신당 전도사 조갑제는 분명 다르다. 조갑제가 보수논객의 견해를 견지한 상태서 계엄을 윤석열의 미친짓, 국민의힘을 이적단체로 지적했다면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아닌 이준석과 개혁신당의 입장을 옹호하고 전도하는 과정에서의 이 같은 지적은 조갑제식 표현의 자유다. 따라서 이 부분 관련, 조갑제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또 짚고 넘어 갈 게 있다. 조갑제는 “이런 미치광이 짓에 가장 신속하게 대응하여 6시간만에 진압한 1등 공신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라며 “그러한 한 전 대표를 물러나게 한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를 비호하고 애국자를 핍박함으로써 국힘당은 공당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패거리, 내란비호당, 부정선거음모당으로 전락했다. 그것도 조기대선 가능성을 눈앞에 두고 명백하고 현존하는 미치광이 역적 대통령을 제명도 할 줄 모르는 국힘당은 이적단체”라고 거세게 힐난했다.
윤석열의 미친광이가 천아람 언급을 맞장구 친 것이라면, 국힘을 이적단체라 한 것은 한동훈을 내쫓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조갑제 라인에는 이준석과 한동훈이 일직선에 있다. 최근 이준석은 한동훈에 구애했다. 조갑제의 큰그림에 따른 구애인지 단순한 이준석의 정치적 감인지 섣불리 판단 할 수 없다. 조갑제 글과 유튜브 등이 일어날 파장의 목적성에 괜시리 눈길이 쏠린다.
조갑제는 그동안 월간조선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보수의 가치와 특히 종북좌파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랬던 조갑제가 이준석 보수론을 찬양중이다. 이준석은 주적·종북 등을 고집해온 보수의 담론을 바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것은 저들이 말하는 개혁보수 중도보수의 탈바꿈이다.
조갑제에게 또 묻고 싶다. 이준석 입을 빌려서 보수의 가치와 담론 변화를 역설하지 말고 조갑제가 뜻하는 이같은 보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주길 바란다. 보수면 보수지 솔직히 개혁보수, 중도보수의 명제와 정의가 아리송하다. 한 수 가르켜주길 바란다.
아울러, 대한민국 보수 논객 중 조갑제만큼 반공과 종북을 외친 자가 드물다. 조갑제는 이제 반공과 종북을 보수의 지향점에서 삭제하고 싶은가. 듣고싶다.
이와 관련, 필자의 견해다. 보수의 판은 다시 짜져야 한다. 대통령 탄핵을 두 번이나 성사시킨 국힘당은 해체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면서 보수의 담론도 근대화 과정에서 보수 진영의 성공과 실패를 다시 살펴보고,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지능정보사회에 대비 경제·노동개혁 변화와 위기에 맞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사회의 정상화·투명화·합리화를 위해 국가를 향한 구심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보수의 판을 짜더라도 반공주의는 결코 버릴 수 없는 ’불역‘이어야 한다. 한국이 남북한 통일이 되었다면 모를까. 남북한은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상태이고, 북한은 지금도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 반공이 여전히 국시여야 하고 보수의 정체성 그 자체인 이유와 까닭이다.
JBC뉴스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진실과 정의를 지향합니다.
JBC뉴스 주인은 자유대한민국 국민 입니다.
여러분들의 자발적 구독과 후원은 뉴스 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