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시선]“박정희 시해 김재규 다시 재판”…판사 따위가 이제 역사마저 재단
[JBC시선]“박정희 시해 김재규 다시 재판”…판사 따위가 이제 역사마저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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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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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시해자 김재규에 대한 재평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울고법이 김재규 재심 결정을 내렸다.
박정희 시해자 김재규에 대한 재평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울고법이 김재규 재심 결정을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형사 재판, 탄핵심판 등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법원이 1910.26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김재규 재심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묻혀서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법원의 재심결정은 충격적이고 놀라운 일이다. 김재규는 19791026일 궁정동 안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하고, 이듬해 524일 사형됐다.

서울고법 형사7(재판장 이재권)는 내란목적 살인 등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재규에 대한 재심을 개시했다. 사법부가 역사에도 좌익적 시각을 보태어 재심결정을 했다는 지적이다.

바야흐로 이제 대한민국 역사는 눈앞에서 벌어진 김재규의 대통령 암살을 위헌적이고 위법한 수사와 공소제기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어느덧 거짓과 불의가 진실 정의로 둔갑됐고, 반역이 충신이 되고, 충신이 역적이 되었다. 언론에 쏟아지는 거짓뉴스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선동이 옳은 정의가 되었고, 영화든 문학이든 픽션(fiction)이 진짜로 기록되고 있다.

역사학자 임지현이 쓴 역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나온 예시다. 구소련의 한 이야기다. 아르메니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청취자가 전화를 걸어 물었다. “미래 예측이 가능한가?” 진행자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변증법적 유물론에 따라 인류 사회의 과학적 발전법칙을 꿰고 있는 우리는 미래가 어떨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러곤 한마디 보탰다. “문제는 과거다. 과거는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하다.”

위대한 지도자가 순식간에 제국주의 스파이로 몰리고, 혁명의 순교자가 배교자 인민영웅과 인민의 적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뒤바뀌는 걸 지켜본 구소련 사람들에게 역사는 예측 불가능한 불가사의였다.

눈 앞에서 이루어진 한국의 역사가 왜 이토록 180도 변해버릴까. 구구한 역사논쟁은 집어치우고 이렇게까지 갈 수밖에 없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와 정통성을 부정해온 좌파집단들의 노력 결실이다.

대한민국 역사가 탈바꿈 중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일으킨 5.16에 대한 논란이 많았지만 1961년 이후 1995년까지 5.16은 혁명으로 명명되었다. 그 혁명이 김영삼의 역사바로세우기에서 쿠데타가 규정되었다.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이 제정된 1995년 광주에서 발생한 5.18 폭동이 민주화운동으로 확 바뀌었다.

이젠 1968년 통일혁명당(통혁당)사건, 인혁당 사건 등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던 각종 간첩 사건은 조국통일을 위한 애국사건으로 탈바꿈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모든 게 탄압에 의한 조작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수순의 과정은 이승만 박정희의 부정이다. 이승만은 민간독재자요, 박정희는 군부독재자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의 건국은 독재를 위한 분단 고착요, 그 과정에서 발생했던 제주 4.3 사건은 경찰이 민간인을 대량학살한 사건이요, 여순반란 사건도 그랬다.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은 소설가 한강의 주장대로 대리전이다. 6. 25 전쟁중 발생했던 노근리 사건은 미군의 민간이 대학살로 규정짓게 됐다. 한강이 이미 그렇게 썼고, 그렇게 규정지었다. 여기에 반론이 끼어들 틈이 없게 됐다.

19791218일 김재규는 법정 최후진술에서 민주화를 위해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고 말했다. 유신은 19721017일에 대통령 박정희가 위헌적 계엄과 국회해산 및 헌법정지 등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특별선언을 발표한 것을 말한다.

남북한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동족상잔의 6.25 비극을 경험한 박정희 정권 입장에서 유신을 통해 사회 통제와 부국강병 정책을 이끌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김재규가 유신의 심장운운하며 박정희를 저격했다고 하는 주장은 궤변에 가깝다. 김재규는 유신에 찬성했고, 유신체제를 떠받들었던 박정희 핵심 측근 중의 핵심이었다. 김재규의 유신의 심장운운이 같잖게 들릴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런 유신을 부정했고, 5.16을 군사쿠데타로 명명했다. 박근혜는 20129“5.16과 유신이 헌법가치를 훼손시켰다고 밝혔다. 박근혜는 20077월에도 유신에 대한 부정적 건해를 밝혔다. 당시 대선후보 경선 때 유신체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유신 시대에 민주화운동에 헌신했거나 희생 또는 고통받으신 분들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박근혜의 이같은 선언은 유신의 심장에 총을 쏘았다는 김재규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한 꼴이다.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건넌 것은 역사적 사실이지만 당신이 어제 루비콘강을 건넌 것은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역사적 사실은 사실 자체의 성질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톨콧 파슨스(1902-1979)는 과학을 실재에 대한 인식적 지향의 선택체계(selective system of cognitive orientations to reality)’라고 했는데, 역사도 그런 것이다. 역사가는 반드시 선택적이다. 역사가의 해석으로부터 독립된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에 대한 단순한 사실도 많은 역사가들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역사적 사실이 되는 것이다. 그런 역사를 일개 판사 따위가 재해석 재정리 재판결 하려고 한다.

김재규의 재심은 유신의 심장에 총을 쏜 김재규가 위대한 순교자가 되는 것이요, 유신에 저항했던 모든 세력들은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주의를 부르짖었던 역사의 인물이 되어 버린다. 박정희가 이룩했던 한강의 기적도 독재가 낳은 폐단이다.

이제 이승만 박정희 윤석열 역사를 옳게 해석하거나 받아들이면 모두가 역사의 반역자로 기록될 날도 멀지 않았다. 이들이 이룩했던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부국강병 산업화 체제 오늘날 대한민국을 선진 대열로 끌어올린 공은 하루아침에 허물어질 것이다. 김재규 재심은 그만큼 끔찍한 재앙이다. 우매한 보수들은 아직도 이 엄청난 반역의 재심을 모르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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