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 제거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그가 작성했다는 정치인 체포 메모와 야당 의원과의 은밀한 내통, 헌재에 출석해서 밝힌 증언의 신빙성, 민감한 내용을 담은 그의 언론플레이가 그를 더욱 더 윤 대통령 제거 인물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도 이에 대한 의심을 지우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헌재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홍 전 차장이 작성했다는 체포자 명단 메모가 제 판단에는 12월6일 박선원 의원에게 넘어가며 탄핵부터 내란몰이 같은 프로세스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인 체포 지시 여부는 내란혐의와 대통령 탄핵심판의 쟁점이다. ‘홍장원 메모’는 주요 증거 중 하나로 제시됐고, 메모 내용이 공개돼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은 속도를 냈다. 그 메모가 윤 대통령을 내란수괴로 몰았고, 탄핵으로 이어지게 했다.
지금까지 홍장원의 메모 진위 여부가 논란이 이어져오고 있다. 조태용 국정원장이 13일 홍장원 전 차장의 ‘정치인 체포 메모’에 대해 “거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탄핵심판 변론에서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일) 오후 11시 6분에 국정원장 공관 앞 어두운 공터에서 메모를 쓰게 돼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 급히 썼다고 (헌재에서) 말했는데 (CCTV로) 확인해보니 11시 6분이면 청사 본인 사무실에 있었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은 오후 10시 58분 이미 본청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메모’ 쓴 시간과 장소 모두 헌재 증언과 다른 것이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홍장원의 정치인 체포 메모가 ‘윤 대통령 제거공작이다’는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윤 대통령은 현재 헌재에서 탄핵 심리 중이다. 작금의 헌재 시계가 윤 대통령 탄핵으로 가고 있다. 만에 하나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그 일등공신은 홍장원 차지가 되는 것이다. 더불어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그런 홍장원을 “국정원과 국민 나라를 살린 의인이다”고 추켜세우고 있고, 만에 하나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가 국정 국정원 수장 넘버원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로선 홍장원의 메모 진위와 그가 윤 대통령 제거 공작 모의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난 바가 없다. 하지만 윤 대통령 제거가 성공을 이루면 그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못다 이룬, 박정희 제거 그 후 꿈을 완성시킨 인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김재규와 홍장원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일지 몰라도 김재규는 박정희 정부가 유지해 온 강력한 정보·안보 조직인 중앙정보부(KCIA)의 수장이었다. 홍장원은 중정 후신 국정원의 대북 해외 파트 수장이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은 서울 궁정동 안가에서 열린 만찬 중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피격되어 사망했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정치적 암살로 꼽히며, 이후 정국은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김재규가 박정희를 암살 한 것은 “민주화를 위한 결단” 이라는 주장과 “개인적 동기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정치공작”이라는 것이 엇갈리지만 수사과정에서 김재규가 박정희 제거를 통해 정권을 탈취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재규의 박정희 대통령 암살은 한국 현대사에서 극적인 분수령이 되었다. 유신체제의 종말과 더불어 전두환 정권이 등장하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김재규가 박정희 제거는 성공했지만 제거 이후 한국 정치사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홍장원 논란의 관전포인트는 어찌되었던 윤 대통령 내란프레임을 통한 국회 탄핵소추까지 성공시켰다. 마지막 남은 것은 윤 대통령 제거다.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했을 경우, 3개월 뒤 새로운 정부가 탄생한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서 그의 운명도 달라질 것이다.
‘정보가 국력이다’고 한다.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경제·외교·국방 같은 물리적 역량에서 정보와 지식의 축적 능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간 경쟁은 이제 군사력이나 재정 규모가 아닌, 정보 주도권을 누가 쥐고 있느냐로 결정된다.
특히 휴전선을 두고 남북한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상황에서 정보는 곧 대한민국 안보와도 직결된다. ‘정보가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김재규의 개인적 야심으로 인해 정보기관이 무너졌었다. 아직 섣불리 판단은 할 수 없지만 홍장원으로 인해 또다시 정보기관이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문재인 좌파 정권의 국정원 죽이기 그 폐단이 지금 고스란히 국정원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평생 국정원에 몸담은 홍장원은 이런 국정원이 죽어가길 원치않을 것이다.
이미 윤 대통령 측은 홍장원이 작년 12월 6일 해임을 앞두고 민주당과 함께 짜고 공작에 나섰다고 의심하고 있다. 홍장원 해임에 따른 개인적 앙심이 윤 대통령 제거 공작으로 이어졌을 것이란 추론이다.
정치권 체포 명단 제보, 체포명단 메모의 진위성, 그가 여야 정치인과 어떤식으로 접촉했고 밀약했는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3월부터 윤 대통령 비상계엄 낌새를 차렸는데 정보 수장 넘버2 그가 이를 몰랐을까. 홍장원을 김재규와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되지만 윤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이것은 홍장원의 공작에 의한 윤 대통령 제거로 보는 다수의 보수층 시각이 있다. 홍 전 차장이 이에 대한 모든 의혹을 해명해야만 그가 제2 김재규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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