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시선]박근혜에게 묻는다. 최서원 '사적심부름꾼'인가, '국정농단자'인가.
[JBC시선]박근혜에게 묻는다. 최서원 '사적심부름꾼'인가, '국정농단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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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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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1일자 회고록에선 사적심부름, 앞서 인터뷰는 국정농단자
구속 수감중인 최서원 씨.
구속 수감중인 최서원 씨.

최서원 원장은 그 전부터 가끔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속옷 등 일상용품을 대신 구입해 가져다주곤 했다. 내가 정치 일정으로 따로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거니와 이런 것을 대신해줄 가족이 없었기 때문에 전부터 알고 지낸 그녀에게 부탁한 것이다.”

지난 10월 초부터 중앙일보에 연재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하 박근혜) 회고록이 논란과 파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공개된 박근혜가 회고록 11번 째 세월호 편에서 최 씨(이하 최서원)와의 관계에 대해 밝힌 내용이다.

국회와 검찰, 언론, 사법부는 최서원을 '국정농단자' '비선실세'라 했고, 박근혜 남동생 박지만 씨는 최서원에 대해 식모나부랭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주장대로하면 최서원은 '식모나부랭' 국정농단, ‘비선실세'가 아니었다.

이날 박근혜는 자신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세월호 7시간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최서원을 사적심부꾼이라 언급했다. 

박근혜의 주장대로라면 최서원은 자신의 심부름을 대신해준 한낱 심부름꾼에 불과했다. 당장 의문은 그렇다면 심부름꾼에 불과한 60대 중반 할머니를 검찰과 언론, 촛불까지 마녀사냥을 했단 말인가.

검찰은 지난 2018328일 세월호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서원의 방문은 사전에 약속된 만남이었다고 한다. 최서원은 이날 오후 215분쯤 청와대 관저를 방문했다. 이는 이날 박근혜가 회고록에서 밝힌 내용과 일치한다.

검찰에 따르면 최서원의 방문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정호성·이재만·안봉근 비서관이 미리 관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서원 등과 회의를 통해 중대본에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관저에 들어오며 정 전 비서관에게 상황을 물었고, 정 전 비서관은 중대본에 방문하는 게 좋겠다(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의견을 전달했다회의에서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이를 제의했고, 박 전 대통령이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근무자 26청와대 비서관 8청와대 행정관·경호관 16관련기관 인사 13명 등 63명을 110차례에 걸쳐 조사해 내린 결론이다고 밝혔다.

25일자 중앙일보에 공개된 박근혜 회고록 11편 기사 제목과 일부 내용.
25일자 중앙일보에 공개된 박근혜 회고록 11편 기사 제목

중앙일보가 보도한 박근혜 회고록에선 이 같은 사실을 정면 부인했다. 박근혜는 내가 최 원장과 세월호 침몰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고도 하던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분명히 말하지만 최 원장은 나와 그런 이야기를 나눌 위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에선 박근혜가 최서원과 함께 세월호 대책회의를 했다는 것이고, 박근혜는 사실이 아니다는 주장이다. 검찰 뿐만 아니라, 언론도 일제히 이 같은 사실을 연일 보도했고, 사법부와 헌재도 세월호 7시간 박근혜와 최서원이 대책 회의를 했다고 직시했다. 당시 이는 큰 충격과 파문을 일으켰고,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촛불시위 불이 붙었고, 박근혜 탄핵으로까지 이어졌다.

이것이 검찰과 사법부 언론이 한낱 심부름꾼을 마녀사냥한 선동이었다면 당시 박근혜가 적극 반론과 대응을 한 후 이를 바로잡았어야 했다.

박근혜는 이 신문에 당시 이에 대한 해명과 반론을 못한 이유에 대해 너무나 황당한 이야기라 시간이 지나면 사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시간이 지나면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란 기대는 희망고문이다. 이는 사실을 주장할 때 통설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집에 불이 났다면 불을 끄는 게 우선이다.

박근혜가 이에 대해 적극 해명과 반론을 했다는 것을 들어본 적 없다. 박근혜가 고작 한 것은 세월호 7시간 동안 자신의 밀애설을 보도한 일본 기자 상대로 한 고소가 전부였다.

촛불세력들이 박근혜를 하야시키고 권력 체제를 바꾸려는 시도까지 했었다. 대한민국을 혼란으로 밀어넣었고, 국민이 부여해준 대한민국 대통령의 권력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게 했다. 그런데도 박근혜는 시간과 사실의 물리적 안전지대로 피신한 후 침묵해버렸다.

어디 그뿐인가. 20171024JTBC의 가짜 테블릿PC 보도에 대해 이것이 손석희 일당이 저지른 가짜선동 뉴스인지 아닌지 확인도 해보지 않고 그 다음 날, 12일 뒤 두 차례 연속 사과를 해버렸다.

JTBC가 보도한 최서원 테블릿PC는 박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기 위한 무서운 음모가 작동됐을 것이란 추론이다. 최서원은 테블릿PC는 내꺼이 아니다고 밝혔다. JTBC의 테블릿PC는 박근혜 탄핵 표적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사실이 밝혀질 것이란 박근혜의 인식대로라면 이미 테블릿PC는 조작에 의해 탄생물로 드러나고 있다. 태블릿PCJTBC 또는 제3자에 의해 조작된 증거이거나, 무결성이 훼손되고 오염된 증거이며, 언론 및 수사기관이 해당 태블릿PC를 최순실의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박근혜는 왜 이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가. 당시 박근혜는 이에 대한 반박 대신 사과를 선택했다.

이날 회고록에서 박근혜가 최서원을 사적심부름꾼이었다면, 사적심부름꾼이 국정 관련 문건을 받아보기 위해 청와대가 제공한 태블릿PC를 사용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이것이 사실이었다면 최서원의 국정참여와 국정농단, 비선실세가 맞다. 앞서 중앙일보와의 공개인터뷰에선 최서원이 국정농단을 했다는 것이다.

박근혜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조사에서 최서원 씨 비리를 듣고 정말 너무 놀랐다며 원망과 회한(悔恨)을 드러냈다. 최서원의 사익편취·국정농단에 대해서 이 같은 심정을 드러내며 사과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신문에 탄핵촉발이 최 씨의 국정농단에서 비롯됐다는 인식까지 드러냈다.

박근혜에게 묻고 싶다. 최서원이 사적심부름꾼이었는가, 국정농단자인가.

박근혜 주장대로 사적심부름꾼이었다면 검찰이 왜 최서원을 구속시키는가. 검찰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뇌물 등 혐의로 최서원을 기소했다. 최서원은 20206월 대법원에서 징역 18년에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여원을 선고받았다. 201611월 구속된 최 씨는 7년 옥살이 중이다. 가석방없이 만기 출소할 경우 2037년 최 씨가 85세에 출소한다. 국정농단자로 각종 편법과 비리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면 최서원 구속은 정당한 것이다.

최서원은 박 전 대통령 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다 잃었다. 딸은 중졸이 되었고, 남편과도 이혼했다. 검찰은 그의 남은 재산 모두를 탈탈 털었다. 사적심부름꾼을 이렇게 한다는 것이야말로 불법 불의다. 박근혜는 당연히 최서원 석방을 촉구해야 한다. 이것이 정의요 진실이다. 그렇지 않다면 최서원 탓탓탓이 당연다.

최서원은 자신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어렵고 힘들때 곁에서 도와주고 심부름해준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박근혜가 이를 외면하는 것은 최서원을 국정농단자로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박근혜는 최서원이 어떤 위치에 있었던 사람인지 해명해주어야 하고 거기에 따라 그녀의 운명도 뒤바뀐다.

박근혜는 시간이 지나면 사실이 드러난다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게 있다. 이 또한 사실이다. 최서원에 대해 드러나는 것을 유추해 볼 때 최서원은 박근혜 속옷과 화장품을 대신 사 준 사적심부름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약간의 노선이탈은 했겠지만 이게 국정농단이 될 수 없다. 이것이 박근혜와 최서원과의 관계에서 드러난 팩트’(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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