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씨 부부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을 모욕 및 명예훼손, 공동 협박, 살인 등의 혐의로 31일 경찰에 고소했다. 문 씨 부부가 고소한 사람은 집회를 주도한 시민단체 소속 3명과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사람 1명 등 총 4명이다.
문 씨 부부는 이들이 사저 앞에서 집회를 하는 동안 위법 행위를 했으므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을 고소장에 담았다. 구체적인 혐의는 모욕 및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살인 및 방화 협박(폭력행위 등 처벌법상 공동협박), 집단적인 협박 등이다.
그동안 시위 세력들은 욕설을 동반한 시위를 해왔다. 이들은 7, 8개 조로 나뉘어 문 씨가 입주한 지난 10일부터 확성기·스피커, 꽹과리·북 등을 동원해 ‘장송곡 애국가’ ‘새마을노래’ 등을 밤낮으로 틀어대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문 씨 가족은 물론 평산마을 주민들도 극심한 불편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 10여명은 불면증과 스트레스 등의 증세를 보여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한다. 평온하던 시골 마을이 하루아침에 ‘건강을 위협받는 곳’으로 바뀐 것이다.
이들의 과격시위를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심하다는 측면이 없지 않다. 문 씨 사저 입구에 ‘간첩 문죄인 XXX야’, ‘나라 망친 주범’ ‘양산이 인간 쓰레기장이냐? 왜 쓰레게 짐승이 양산에 오냐’ ‘대한민국의 적 문재인의 주구 법치주의 살해범’ ‘문죄인 사형’등의 플래카드를 내걸어놓았다.
문 씨의 평산마을 비서실은 지난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평온했던 마을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이 됐다.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며 “막무가내식 저주와 욕설로 선량한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음에도 공권력은 왜 무기력해야만 하는지, 마을 주민들의 사생활 보호와 행복추구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등에 대해 실천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수세력들이 왜 문 씨 사저 앞에서 시위를 하는지 모르는 바가 아니다. 문 씨가 집권 5년 기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로 만들고, 국민을 재앙 속으로 밀어 넣었다. 문 씨는 대한민국 역사와 건국마저 부정하고 안보를 무너뜨렸다.
임기 초반 북핵에 대해 완전 폐기가 출구라고 장담했지만, 북한은 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면서 실전배치 단계에 와버렸다. 안보 쇼만 했다. 전통 맹방 미국과는 거리를 둔 친중(親中)·배일(排日) 외교를 펼쳐왔다.
문 씨는 대통령 직전 촛불시위를 선동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탄핵 시위에도 누구보다 앞장서왔다. 보수 세력들이 문 씨에게 똑같은 보복시위를 할만하다. 일각에선 인과응보 시위란다.
그러나 시위 방식이다.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보장돼야 마땅하다. 그 자유도 집회·시위가 평화적이 아닌 ‘과격적’이라면 상황은 다르다. 욕설과 저주, 협박을 담은 폭력적인 증오연설(헤이트 스피치)이다. 이는 민주사회의 적이다. 더구나 혐오표현이 난무하고 타인의 일상을 파괴하는 수준이라면 더더욱 곤란하다.
일부 보수 세력들이 이런 시위를 하면 자칫 국민들이 문 씨의 국정파괴보다 시위대로 향한 비난이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문 씨에게 국정파괴 면죄부를 줄 우려다.
물론 좌파들은 이 보다 더한 시위를 해왔다. 민노총의 시위는 폭력으로 도심을 물들게 했다. 지금도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입구에는 확성기를 동원한 매일같이 이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문 씨는 법 위에 군림하는 민노총의 위법과 폭력으로 법질서가 부정당하고 공권력이 유린되는데도 모른 척 했다.
지난 2017년 10월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사저 앞에서는 그의 구속을 촉구하는 단체들의 시위가 매일같이 진행됐다. 당시 ‘쥐를 잡자 특공대’와 ‘이명박심판범국민행동본부’ 등은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되기 전까지 1인 시위, 단식운동, 촛불집회 등을 이어갔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갇힌 그림이 그려진 팻말을 들고 “쥐XX 나와라” 등 욕설을 외치거나 ‘적폐청산, 재조산하를 위한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하기도 했다.
당시 시위에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박영선 전 장관은 2017년 12월 말 이 전 대통령의 집 앞 시위 현장에 깜짝 방문해 “BBK의 진실을, 다스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함께 찾아내자”며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했다. 2018년 1월에는 민병두 전 민주당 의원이 해당 시위 현장을 방문해 지지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들을 모욕죄로 고소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저주 시위는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다. 박 전 대통령 얼굴에 온 몸을 벌거벗은 신체의 그림을 국회에서 전시했다. 이것은 인격살인이다. 박근혜 단두대를 만들고 목을 자르고, 자른 목을 공으로 몰고 다녔다. 지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3월 초 까지 민주당과 좌파 세력들은 매일같이 이같은 시위를 벌여왔고, 그 시위 중심에는 늘 문재인 씨가 함께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고소하지 않았다.
문 씨는 대통령이 되기 전 방송에 나와 “국민은 얼마든지 권력자를 비판할 자유가 있다. 그래서 국민이 불만을 해소하고 위안이 된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재임시 교회 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 대통령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그래놓고선 퇴임 후 자신의 사저앞에서 시위를 벌인 세력들을 상대로 모욕죄 뿐만 아니라 살인혐의로까지 고소했다.
문 씨는 겉과 속이 다른 자였다. 대학 캠퍼스 내에 대통령을 풍자하는 대자보를 붙인 청년들은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당했다. 경찰은 청년들을 처벌할 법률이 마땅치 않자 ‘건조물 무단 침입’이라는 죄목을 뒤집어씌웠다. 대자보가 붙은 대학 측이 “피해를 본 것이 없고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도 기어이 재판에 넘겼다. 판사는 유죄로 판결했다.
지하철역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을 돌리던 50대 여성을 경찰이 바닥에 쓰러트리고 팔을 등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운 뒤 질질 끌고 갔다. 문 씨를 ‘공산주의자’로 부른 변호사는 이 정권 출범 직후 즉각 기소됐다. 사건 발생 4년 만이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정권 편 판사가 항소심을 맡더니 유죄로 뒤집었다.
대통령에게 대북 정책 항의 표시로 신발을 던진 시민도 집요한 보복을 당하고 있다. 겉과 속, 말과 행동이 이렇게 다를 수 없다.
문 씨가 대선 후보 시절에 “납득할 수 없는 비판, 비난도 참겠다”고 발언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참으로 실망스러운 대응이다. 과거의 발언이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더라도, 어느 역대 정권에서도 퇴임대통령이 나서서 국민 개인을 고소하지는 않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기본적으로 보장돼야 할 권리이다. 그것을 제한할 때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공익의 위험이 있을 때나 가능하다. 문 씨가 얼마만큼 공익의 위험을 겪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도 퇴임한 자가 시위금지를 바라는 행정처분제기가 아닌 직접 고소로 직행했다는 것은 더 큰 시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시위를 대하는 문씨의 내로남불을 그대로 보여준다.
일부 보수세력들은 고소할테면 하라며 더 큰 시위로 맞서겠다는 한다. 문 씨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합리적이고 과격성이 배제되어야 한다. 얼마든지 국민들에게 합리 합법적인 시위와 다른 방법으로 문 씨의 과오를 알릴 수 있다. 문 씨측의 내로남불 덫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JBC뉴스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진실과 정의를 지향합니다.
JBC뉴스 주인은 자유대한민국 국민 입니다.
여러분들의 자발적 구독과 후원은 뉴스 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