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각인된 사건의 프레임은 여전히 뇌의 늪에 빠져 있다. 바로 여기에 마녀사냥법의 악순환적인 ‘프레임’이 존재한다.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프레임은 ‘특정한 언어와 연결되어 연상되는 사고의 체계’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듣고 말하고 생각할 때 우리 머릿 속에는 늘 프레임이 작동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를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입시켜보자. ‘역대 대통령 부인 중 김건희 여사만큼 정국 갈등의 핵심 뇌관이 된 경우는 없었다’는 언론의 보도가 끊이질 않는다. 대선 전 술집 접대부 ‘줄리’까지 등장한다. ‘허위 학·경력’‘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김 여사는 봉하마을로 권양숙 씨를 만나러 갈 때 지인을 공식 일정에 대동해 ‘지인 사적 동원’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 부인이 된 후부터는 리투아니아 명품관 방문에 따른 사치 논란,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문자 논란,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공천 개입설 등. 김 여사에 대한 묻지마 언론 보도는 일상이 되었다. 언론들은 그 어떤 것을 트집 삼아서 엮기에 바쁘다. 지난 15일에는 한 유튜브가 김 여사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을 반려견과 산책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최재영을 동원 공작을 자행했던 그 유튜브다.
언론은 추석전 김 여사가 공개활동한 것까지 비난했다. ‘명품 백 사건’ 등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사과도 없이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명품 백 사건 관련, ‘무혐의·불기소가 곧 김 여사 결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한다. ‘부적절한 행태에 대한 면죄부는 더더욱 아니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국민정서법’의 무서움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독촉한다. 제발 자중하라는 댓글도 빗발친다.
‘코끼리를 보여준 후 코끼리를 떠올리지 마라’ 하지만 뇌리속에 자리잡은 의식은 코끼리를 떠올리고야 만다. ‘김건희에 부정적 생각을 떠올리지 마라’하는 순간, 뇌속에는 김 여사의 부정적 이미지가 박혀있다.
한 사람이 프레임 함정에 빠져버리면 진실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뭐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는 반론이 끼어들 틈이 없다.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김 여사가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고 믿을 뿐이다. 그 다음 혹독한 마녀사냥이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김 여사는 김경률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 말처럼 프랑스혁명때 남편인 루이 16세와 함께 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되는 것이다.
김 여사가 “억울하다”는 주장을 펼쳐도 마찬가지다. 그 억울하다는 주장을 놓고 언론과 정치권은 “김 여사가 반성이 없다”로 몰아가면서 마녀사냥을 위해 다시 새로운 거리를 내놓을 것이다.
지금 김 여사를 둘러싼 모든 행동과 처신, 원리들은 언제나 부정으로 귀결되고 있다. 김 여사가 추석을 맞아 아동·여성·소외계층 등 사회적 약자 지원에 나섰는데 부정적으로 내몰았다.
김 여사는 19일 윤 대통령과 함께 체코 원전 세일즈 순방길에 올랐다. 언론은 이를 두고 근신과 처신을 못한 행동이라고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뒤돌아봐야하는 것은 이 프레임의 본질이다. 김건희 프레임은 정치권과 언론들, 여론이라는 미명하에 괴략과 허구성이 미묘하게 섞여져 있다. 한 인터넷 매체가 ‘김건희 공천개입’을 폭로한 것도 이런 괴략들의 복합성으로 읽힌다.
예컨대, 김 여사가 윤석열 정권 국정농단주의라면, 이것이 타당한 이론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그녀에 대한 모든 총체적 사실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 언론과 좌파정치인들의 선동만으로 김 여사를 국정농단 자로 단정할 수 없다.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정황들을 놓고 볼 때 김 여사는 아주 독한 프레임에 갇혀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그 프레임의 의도성과 끝지점이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왜 좌파정치인과 세력, 언론들은 3년 전부터 ‘기승전 김건희’의혹을 쏟아냈는가. 이것은 그 어떤 음모와 거대 공작에 의해 프레임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각본과 의도성이다.
주목할 점은 좌파세력과 언론들은 ‘기승전윤석열 탄핵’도 김건희와 함께 도마위에 올려놓았다. 김건희 프레임을 통해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좌파세력들의 복잡한 계산과 꼼수, 그리고 촛불 민심을 이용하려는 괴략들이 숨어 있다는 냄새를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이제 좌파세력과 언론은 ‘기승전 김건희’ ‘기승전 윤석열 탄핵’ 그 저주의 장을 광장으로 옮겨서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은 19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대안)’이 재적 300인, 재석 167인, 찬성 167인으로 가결시켰다. 기승전 탄핵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사실상 마쳤다.
폭염이 물러나면 서울시내를 촛불로 뒤덮을 계획이다. 조국혁신당은 “3년은 너무 길다”에서 ‘3개월이 길다’ 추석때는 ‘탄핵의 달’을 띄운다는 탄핵 현수막을 내걸었다. 북한 김정은도 연일 윤 대통령 부부 처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감히 말하지만 김건희 프레임의 끝 지점은 윤석열 탄핵이다. 문제는 좌파세력들이 윤 대통령 탄핵에 돌입했을 경우 이를 저지하거나 지켜줄 ‘우군’이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을 지켜준 우군을 배신해버렸다. 이들이 윤 대통령 곁에서 결사항쟁을 할 수 있는 국민이다. 이 국민들을 윤 대통령까지 버리고야 말았다.
국민의힘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국민의힘은 이미 윤석열 탄핵당하든 말 든으로 돌아서버렸다. 김건희를 희생양 삼아 윤석열을 친다는 좌파들의 이 프레임에 보수층까지 걸려들고야 말았다. 좌파세력들이 외치는 탄핵외침에 공감과 동조를 나타내고 있다.
두고두고 아쉬운 점은 지난 총선 때 자유우파 지지를 받았던 후보자가 국회에 입성했더라도 이 같은 통탄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악독한 프레임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은 자유우파의 손을 잡고 틀어진 이들을 자신의 아군으로 삼아야 한다. 윤 대통령이 이 마저 외면한다면 윤석열 부부 프레임 말로가 박근혜보다 더 잔혹한 최후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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