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41) 씨가 주차부터 신호위반까지 사건 당일 행적과 각종 위법 정황이 추가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8일 문씨에 대한 피의자 조사 일정과 관련해 “여전히 결정된 것은 없다”며 “문씨와 일정을 조율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교통사고 외 불법 주정차, 신호 위반, 난폭 운전 등 여러 교통법규를 위반한 정황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문씨와 술자리에 함께한 동석자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필요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운전대를 잡은 문씨가 사실상 인사불성 상태라 중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문씨는 지난 7일 경찰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타나지 않았다.
문 씨의 음주사과와 관련, 중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문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도로교통법 위반이지만, 형량이 더 높은 위험운전치상 혐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CCTV에 나온 문 씨의 행동 양상을 보게 되면 단순 음주운전보다 훨씬 형량이 높은 위험운전치상에 해당되는 객관적 지표가 충족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이구동성이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14%라고 하는 것은 적어도 인사불성 상태에 준하는 상태다. 문제는 운전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운전을 해서 택시기사를 다치게 했다.
또 다른 사람의 차량을 마치 자기 차량으로 오인을 해서 문을 열려고 했던 행위, 자신의 트렌치코트가 계속 땅에 끌려 있는데 그것도 인식을 못한 점 등이다. 이는 과잉음주의 대표적 행동이며 경찰이 이 부분에 대해 어떠한 적용을 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는 음주 등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해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문씨는 불법 주차와 신호위반 정황도 확인됐다. 또 행인을 가까스로 피해가는 아슬아슬한 운전을 하고, 임의동행 과정에서 경찰관 손을 뿌리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문씨가 이태원 골목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4일 오후 6시57분께다. 그는 골목에 자신의 차량인 캐스퍼를 주차한 뒤 한 고급 소고기 식당으로 들어갔다. 문씨는 식사를 마친 뒤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일행과 술을 마셨고, 5일 0시40분께 세 번째 술집에서 소주 한 병과 두부김치 등을 주문했다. 문씨는 당초 남성 2명과 동행했다가 추가 술자리에서는 1명과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 번째 술집으로 들어가기 전인 0시30분께 들른 식당에서도 술을 주문했던 문씨 일행은 점주가 주문을 거부하면서 쫓겨난 것으로 전해진다. 문씨는 점주가 “만취 손님은 안 받으니 나가달라”는 취지로 요청하자 테이블을 여러 차례 내리치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오전 2시10분께 비틀대며 골목을 내려 온 문씨는 자신의 차량 운전석에 홀로 탔다. 다른 차량을 착각해 여러 차례 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모습도 CCTV 영상에 담겼다. 8일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종합해보면, 문씨는 지난 4일 오후 6시57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신축 건물 공사장 앞에 녹색 캐스퍼 차량을 주차한 뒤 약 7시간 뒤에야 차를 타고 떠났다. 이곳은 5분 이내로만 정차할 수 있는 황색 점선 구역이다. 견인될 수 있는 주정차 절대 금지 구역은 아니지만, 적발되면 과태료 최대 5만원이 부과될 수 있다.
용산구청은 “당시 불법 주차된 문씨 차량에 대해 신고가 없었고 현장 단속을 하지 않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문씨가 차량을 세워둔 곳은 황색 점선으로 표시된 이면도로로, 5분간 정차가 가능한 구역이다. 7시간 가량 불법 주차한 문씨는 단속 기관인 용산구청으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지는 않았다.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문씨는 좁은 골목을 빠져 나오며 길가에 서 있던 행인들을 가까스로 피해가기도 했다. 큰 도로로 내려온 문씨 차량은 ‘우회전’ 표시가 된 2차로에서 신호가 들어오지 않았는 데도 좌회전을 하며 교차로에 진입했다. 가까스로 교차로를 문씨 차량은 2시51분께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상태로 차선을 변경하던 중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이후 문씨는 파출소로 임의동행하는 과정에서 옷소매를 잡은 경찰의 팔을 뿌리치기도 했다.
문 씨의 음주사과와 관련,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문씨가) 잘못한 것에 대해선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며 “조사를 받고 그에 대해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의 사과와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조 대표는 “그건 좀 과하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시점이 되면 문 전 대통령이 말씀하실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당사자가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딸의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동안 자신과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 기를 쓰고 덤볐던 문 씨도 SNS에 글을 올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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