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렬한 권력의 역사 농락”
좌파 정권의 역사농락이 최소한의 금도마저 팽개치는 쪽으로 치닫고 있다.
국회가 1975년 8·15광복 30주년에 맞춰 마무리한 의사당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대리석 석판에 새긴 ‘준공기’(竣工記)를 LED전광판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반세기에 근접한 45년 동안 온전히 간수해 온 기념비적인 석판을 졸지에 바꾸기로한 것을 놓고 한국판 ‘반달리즘(Vandalism : 문화유산 파괴행위)논쟁이 학계와 야권에서 일고 있다.
국회사무처가 내놓은 준공기 석판 교체의 까닭은 이렇다.
“국회 방문객과 직원들의 주요동선에 있는 본관후면의 어두운 환경과 국회이미지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초점이 빗나간 황당한 해명이 아닌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그간 기회 있을 때마다 준공기 석판 교체를 주장해 왔다.
정일권 국회의장 명의로 된 준공기(사진) 첫머리는 다음과 같다.
“이 장엄한 의사당은 박정희대통령의 평화통일에 대한 포부와 민주전당으로서의 위대한 모습을 갖추려는 영단에 의하여... ”180자로 된 준공기는 노산 이은상 시인이 글을 짓고 박태준 서예가가 글씨를 썼다. 진실에 바탕한 문맥을 살피건대 순리에 어긋나는 유별함이 없다.
굳이 집권 핵심의 비위를 거슬렸을 법한 대목을 억지로 캔다면 ‘박정희의 영단’을 언급한 것이 지적될 수 있겠다.
또 하나, 좌파진영의 독과점 영역인‘평화통일의 포부’를 ‘박정희의 몫’으로 치부한데 대한 ‘시기심’의 발동이 아닐까?
문재인정권 출범 이후 시공간을 누비면서 박정희 흔적 지우기와 흠집내기에 집착해 온 옹졸한 민낯을 신물이 나도록 드러내온 그들이 아니던가.
4·15총선에서 압승. 의회권력을 완벽하게 장악한 거여(巨與)의 오기가 작동한 첫작품치고는 용렬하기 그지 없지 않는가.
의사당공사가 시작된 1969년. 우리의 1인당국민소득은 고작 240달러.국민총생산 규모는 간신히 76억 달러에 턱걸이했던 시절이다. 당시 164개 국가 중 100위에 머물렀을 정도로 곤경한 형편을 뚫고 10만평 대지에 건평 24,700평, 지하2층, 지상6층, 옥상돔은 청동구리 1천 톤으로 조성한 단일건물로써는 동양 최대의 건축물을 쌓아올린 것은 박정희 특유의 ‘배포’가 빚은 대역사(大役事)임이 분명한 터.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 목젖을 벌겋게 달아올랐던 박정희의 목쉰 절규와 함께 몸부림쳤던 한국인 진면목의 한 단면으로 봄직하지 않는가.
보도에 따르면 유력한 차기대권 후보인 이낙연 전총리는 2005년 민주당의원시절부터 준공기 석판을 가리켜 “왜곡된 부끄러운 역사”라고 철거 주장에 동참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세상 물정의 중심을 나름대로 읽을 줄 하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 평가 받아 온 그의 현대사관이 놀라울 정도로 편견에 사로잡혀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역사는 당시의 실상 그대로 본시의 모습 그대로를 겸손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 가치가 돋보인다.”는 게 역사학계의 지배적인 견해인 것을.
민족중흥회 정재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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