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말 개봉해서 화제를 모았던 영화 ‘Don’t Look Up’(올려다보지 마라). 이 영화는 정치인과 지도자, 언론, 지식인과 인플루언서들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 과연 진실이 어떻게 사장되어 가는지를 드러내게 했다. 지구 멸망 진실들이 정치인과 지식인, 언론의 거짓말에 가려지고, 인플루언서들의 선동에 대중들은 희희낙락한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앞으로 대한민국 법치가 파괴되고 진실과 정의가 실종되는 좌파독재의 나라가 될 것”이란 정치인 조원진의 경고에도 국민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조롱과 저주를 쏟아냈던 모습과 흡사했다.
이 영화의 시작은 미시건 주립대학의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 분)는 외행성을 관측하던 중 새로운 혜성을 발견하게 된다. 지도 교수인 랜달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와 궤도 계산을 하던 도중 지구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운석은 지구의 멸망을 일으킬 정도로 크고 충돌 시간도 많이 남지 않은 상황이다. 두 사람은 급하게 워싱턴 DC로 향하여 대통령에게 보고하려고 하지만 대통령은 다른 정치적인 사안에 밀려 제대로 보고조차 못한다.
겨우 만난 올린 대통령(메릴 스트립 분)은 지지율에 도움안되는 운석 충돌엔 관심이 없었다. 낙하산으로 비서실장직에 앉은 아들 제이슨 올린(조나 힐 분)은 케이트를 외모로만 판단했다. “미시건 대학이 뭐 대단하냐”며 “다른 일류 대학의 소견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무시를 한다.
백악관 설득에 실패한 이들은 언론을 통해 이 중대한 사실을 대중에 알리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방송국 역시 시청률에만 관심이 있지 운석 충돌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방송국은 이런 중대한 발표를 예능 방송 맨 마지막 코너에 두 사람을 초대하고 운석이 충돌 일보직전인데 “외계인이 있냐”는 드립이나 치고 있다.
세상은 인기 연예인 커플의 결별과 재결합에 더 관심이 많았다. 랜들 박사는 섹시하다고 SNS에서 화제가 되었다. 진실을 알리는 것엔 관심이 없다. 외모에 더 관심을 보였다.
그러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위기에 몰린 대통령이 이들을 이용하려 한다. 지구 궤도로 오고 있는 혜성에 핵미사일을 쏴서 궤도를 바꾸려했다. 야심찬 전 지구적인 이벤트를 벌였다. 성대하게 발사까지 한 미사일이 되돌아온다.
최첨단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회사 배시의 최고경영자 피터 이셔웰(마크 라이언스)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올리언 대통령에게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대는 그는 혜성에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는 광물들이 담겨 있다며 궤도를 되돌리기보다는 그걸 조각조각내 바다로 떨어뜨린 뒤 그 돈으로 세상을 구하자고 제안했다. 배시는 자신의 회사가 그걸 해낼 수 있다고 큰소리 쳤다.
세상은 반으로 갈라졌다. 당장 혜성의 궤도를 바꿔야 한다는 측과 혜성으로 번 돈으로 지구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자는 측이 논란을 거듭했다. 어떤 이들은 혜성이 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가짜뉴스’라고 단정지었다.
랜들 박사와 케이트는 사람들을 규합해 제발 “하늘을 올려다보라”고 호소한다. 대통령 측은 그런 사람들의 말에 속지 말라며 “하늘을 보지 말라”고 한다. 혜성은 점점 더 지구로 다가온다. 운석은 점점 다가오고 육안으로 보일만큼 크기도 확실해지자 정부는 ‘Don’t Look Up’(쳐다보지마)이라는 말도 안되는 캠페인을 시작한다. 아담 맥케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돈 룩 업’의 내용이다.
인류가 멸망이라는 크나큰 위기에 맞서 모두 함께 힘을 합쳐 막아도 될까 말까한 중대한 사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지지율 상승이나 하려는 정치인. 자극적인 내용으로 만들어 시청률이나 올려보자는 언론사. 운석이 충돌한다는 사실에는 관심이 없고 시시콜콜한 가십에만 더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오직 눈앞 닥친 본인들의 이익에만 미쳐있는 세상을 보여주었다.
조원진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탄핵이고,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탄핵이며,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탄핵이다”고 주장해왔다. 국민들은 그런 조원진의 주장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조원진은 “가짜뉴스와 선동으로 불법탄핵된 후 대한민국에서는 태어나서는 안 되는 친북, 반체체 정권이 태어났다”고 외쳤다. 국민들은 반공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한 극우 정치인의 발언으로 무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 푼의 돈을 받지 않았는데 검찰이 뇌물혐의로 구속시켰다”고 밝혀도 소용없었다. 조원진이 “자유대한민국 체제가 무너졌다”고 그렇게 외쳤지만 국민들은 “이보다 더한 자유가 어디 있느냐”며 이를 주장하는 조원진을 못마땅해 했다.
오히려 연예인들의 사생활, 맛있는 음식점, 이색 카페, 특정 여행지, 언론에서 쏟아지는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엘로우 뉴스에 귀를 기울일 뿐이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국민들 앞에 선 정치인들은 대한민국 경제가 나아지고, 국민 일자리가 늘어났고, 국민 모두가 평등한 복지를 누리는 나라가 되었다고 큰 소리 친다.
“정권이 국민을 기만하고 사기친다”고 해도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이 쏟아내는 허외공약과 포퓰리즘 정책에 환호성을 보낸다. SNS에는 “너는 지원금 얼마 받았니” “나는 00받았다” “왜 그렇게 작게 받았니, 나는 000받았다”는 글만 오갈 뿐이다.
소문과 선동이 SNS로 마구 유포됐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받은 글’이라며 일반인에게 선동글이 무차별 유포됐다. 이를 받은 사람은 그저 흥밋거리 정도로 지인들과 공유했다. 그러는 사이에 한 개인의 인권은 처참히 유린된다.
태극기를 들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젊은 층들이 이들을 피해버린다. 십중팔구 틀딱꼰대로 취급해버린다. 태극기를 든 사람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젊은 층에 다가가서 “이것이 아니다”고 진실을 말하려 한다. 젊은 층들은 짜증을 내고 “지금 왜 시비 거십니까”라고 역정을 낸다. 주변인들은 그런 이들을 벌레 보듯이 쳐다보고 있다. 조롱은 수없이 이어졌다.
가정으로 돌아와도 절벽이었다. 이념이 다른 배우자 중 한 명은 배우자의 행동을 이상하게 바라본다. “당신 대체 태극기 들고 뭐 하는 겁니까.” “박근혜가 그렇게 좋아요. 그럼 그 여자랑 사세요”극도 혐오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자식은 부모를 색안경을 끼고 본다. “내 부모는 극우다” “내 부모는 마녀를 지키려 한다” “내 부모는 촛불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 북한 공산당이 자식을 통해 부모의 사상 검증을 하듯이, 대한민국에선 자식이 태극기를 든 부모를 검증하려 했다. 이것이 촛불혁명에 반하는 짓이었다.
2022년 5월 문 정권은 물러난다. 영화 ‘Don’t Look Up’에선 지구의 멸망을 막을 수 있었지만, 대한민국 재앙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은 이미 저질 정치인이 국민을 지배 중이다. 철학자 플라톤(BC 427년~BC 347년)은 이미 2300여년 전에 “정치에 무관심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라는 격언을 남겼다. 문제는 저질 운동권들이 근대국가의 민주정치체제 나아가 근대성 자체를 뛰어넘는 ‘민중 중심의 민주주의’, ‘민중이 주인되는 주권자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고 나서는 데 있다. 지배계급의 교체도 이들의 목표다.
한국 사회의 양극화는 국수주의적 포퓰리즘과 결합해 대중적 폭발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거악’과 싸우며 서민을 대변하는 투사로 포장한다. 이 과정에서 보수 우파를 적폐로, 친일로, 친미주의로 몰면서 좌파들은 ‘죽창가’와 ‘양키고홈’을 부르짖고 있다.
좌파들은 정치 논리나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 프로급이다. 이를 저항하는 자들을 ‘극우’로 몰아넣는다.
‘폭정’의 저자인 예일대 사학과 티머시 스나이더 교수는 ‘폭정’에서 ‘야만의 시대’가 등장할 때 나타나는 현상들을 제시했다. 국가 내부 문제를 외부 문제로 돌리는 선동,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대화의 부재, 민주주의 덕목 실종 등이다. 이런 전조 증상이 시작되면 명확한 낱말과 개념은 사라지고 자극적인 선동이 대중을 도취시킨다고 했다. 놀라운 건 민주주의가 죽어가는 과정을 국민들은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나치즘과 문화혁명이 참극을 일으키기 직전까지 대중은 ‘설마’를 연발하며 끔찍한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정치에서는 속았다는 건 변명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증오 정치, 반정치, 진영 논리, 승자 독식을 먹고사는 좀비정치인을 쳐다보지 마라. People, wake up(국민들이여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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