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씨 측은 최근 경남 양산에서 벌어지는 문 씨 사저 앞 시위에 대해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30일엔 ‘윤석열 대통령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런 민주당은 2017년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쥐새끼” 등의 막말을 쏟아낸 시위가 4개월간 벌어졌을 때, 오히려 시위에 참가하고 독려했었다.
조선일보는 31일 인터넷판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지난 2017년 10월부터 이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사저 앞에서는 그의 구속을 촉구하는 단체들의 시위가 매일같이 진행됐다는 것.
당시 ‘쥐를 잡자 특공대’와 ‘이명박심판범국민행동본부’ 등은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되기 전까지 1인 시위, 단식운동, 촛불집회 등을 이어갔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갇힌 그림이 그려진 팻말을 들고 “쥐XX 나와라” 등 욕설을 외치거나 ‘적폐청산, 재조산하를 위한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하기도 했다.
당시 시위에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박영선 전 장관은 2017년 12월 말 이 전 대통령의 집 앞 시위 현장에 깜짝 방문해 “BBK의 진실을, 다스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함께 찾아내자”며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했다.
2018년 1월에는 민병두 전 민주당 의원이 해당 시위 현장을 방문해 지지발언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이 전 대통령의 사저 앞을 찾았을 당시 시위 현장에는 100여 명의 시민이 모여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저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지만 경찰의 제지 외 특별한 대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신문은 그랬던 민주당은, 문재인 퇴임 후 그 집앞에서 시위가 벌어지자 ‘현직 대통령이 해결하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퇴임 이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 씨 사저 앞에서는 보수단체와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이 연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문 씨 측은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면서, 여당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문 씨 스스로가 15일 페이스북에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고 적었다.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30일 저녁 서울 신촌 유세에서 “지금 문 전 대통령께서 쉬고 계신 양산 사저에 수많은 우익 단체들이 대통령을 못살게 굴고 확성기 방송을 해대고 있다”며 “제가 당선돼서 그런 일이 있으면 경찰청장 쫓아가서 한 번 국무회의에서 정식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이거 해결하십시오’라고 하겠다”고 했다. “여러분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이런 무도한 정권이 돼야 하겠느냐”라고도 했다.
같은 날 문 씨 비서실 측은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반이성적 행위를 원천적으로 규제할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실천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총리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평산의 소란, 이대로 두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국회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제약하지 않되,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입법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서 매일같이 욕설을 온종일 내지르는 보수단체 집회에 시달리고 있다”며 “퇴임한 대통령께 가해지는 욕설과 소음 문제, 당장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씨의 딸 문다혜씨 또한 최근 개설한 트위터 계정을 통해 30일 “언급해주고 고소하면 더 후원받으니 더 좋아하고 그들 배불려주는 거니 참으란다”라며 “대체 세상에 어느 자식이 부모님에 대해 욕설하는 걸 버젓이 듣기만 하고 참나”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28일에도 “시위대에 들이받을 생각하고 왔다. 나설 명분 있는 사람이 자식 외에 없을 것 같았다”라며 “집안에 갇힌 생쥐 꼴이다. 창문조차 열 수 없다. 사람으로 된 바리케이드”라고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바 있다. “댁들이 제일 잘하던 것. 당하니까 죽겠죠?”라고 맞받았다.
이 글에 대해 최서원 씨 딸 장유라 씨는 “그러게 댁들은 남 자식 쌍욕 처먹을 때 어디서 뭐했나. ‘애는 건드리지 말라’고 말이라도 해봤나”며 “진짜 내가 불쌍하다 생각하려 했는데 사필귀정 꼴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여옥 전 의원이 문재인 씨 딸 다혜씨를 겨냥해 “‘잊혀지고 싶다’, ‘조용히 살고 싶다’는 아버지를 다시 SNS에 올린 것은 대체 무슨 이유일까”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이를 보도한 각 언론사 댓글에도 문재인 씨와 민주당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
“개구리 올챙잇적 생각 못한다더니 생각이 안나는 거니 생각을 못하는 거니”(허**)
“자기가 무슨 짓을 해서 국민들이 이토록 열받아 있는지? 자기가 어떻게 해야 국민들의 분노를 가라 앉힐 수 있는지? 이놈은 절대로 그런 생각 못할거다. 사람새끼라면 회개와 반성이란 것을 할 법도 하건만”(남**) “삼성전자 앞에서 몇 년째 데모하는 것을 너희들은 뭐했냐? 기타 다른 분들 고통은 너희들이 한번이라도 살펴봤어? 이런 참 저런 자가 대통령을 했으니”(김**). 이에 반해 시위대를 비난하는 글은 눈에 띄게 적었다.
서울 서초동 거주 송모 씨(58)는 전두환,박근혜, 윤석열 대통령 집 앞 시위는 괜찮고, 문죄인(재인) 집앞 시위는 나쁜가요"라며 문 씨측의 법적 대응 운운을 비난했다. 양산=엄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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