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극기를 든 틀딱이다”
“나는 태극기를 든 틀딱이다”
  • JBC까
  • 승인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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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나는 태극기를 든 틀딱이다라는 글이 자유 우파 국민속에 파고들고 있다. 이 글은 지난 201966일 현충일에 쓰여졌다. 최근 재소환된 이 글이 SNS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아마도 6년 간 아스팔트서 태극기를 든 사람들의 심경을 대변한 글로 읽히기 때문이다. 누가 썼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글쓴이를 찾고 있다. 아래는 글 전문이다.

나는 태극기를 든 틀딱이다

나는 그녀로 부터 임명장을 받은 사실이 없다. 그녀는 나를 돕고자 퉁퉁부어 붕대감은 손으로 여러 사람들과 악수하고 다닌 적이 없다.

나를 위해 나와 준 길에서 커터칼 테러를 당한 일도 없다. 그녀는 나를 동지라고 부르지도, 그렇게 여기지도 않았다. 우선, 그녀는 나를 알지 못한다. 그녀는 영광의 자리에 앉은 봉황이었고, 나는 때묻은 채 침묵하는 양이었다. 헌데 2년 전 그 잔인했던 봄날, 어처구니 없게도 그녀는 감옥에 갇히고, 나는 아스팔트의 틀딱(틀니 딱딱대는 노인)이 되었다.

초원의 빛처럼 한때 그리도 빛나던 영광이 그녀에게서 사라져간다. 그런 그만큼 아무 상관도 없을 내게선 더 살 날과 의욕이 사라져간다. 새삼 돌이켜 보면 정도와 방법의 차이는 있을 망정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녀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을 했고, 아직도 하고 있다.

버젓이 살아있는 그녀의 목을 쳐 죽창에 꽂고 돌아다녔다. 떨어진 모가지를 형상화한 공을 아이들에게 차고 놀게도 했다. 소복을 입혀 사약을 퍼붓거나, 철창에 가두는 퍼포먼스를 하며 낄낄거렸다.

털 뽑힌 몸통에 내가 이럴려고라고 쓴 닭모가지를 흰 악마의 손이 틀어쥔 모형. 상반신을 밧줄로 꽁꽁 묶은 다음 경동맥에 비아그라 주사를 꽂아 넣은 서글프고 잔인한 흉상. 가능한 모든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녀를 모욕하고 능멸하기 위해 그려진 음화들. 그런 것들이 평화시위니 민중예술이니 하는 기만의 가면을 쓰고 점점이 늘어선 촛불아래 음산한 모습으로 춤추던 광화문.

그틈을 놓칠새라 어느 국회의원이란 자는 나체로 낮잠을 즐기는 서양 창녀 그림에 그녀 얼굴을 패러디해 국회 의사당에 내거는 만행까지 서슴치 않던 그 날들! 그리하여 너무도 쉽고 간단하게 그녀는 누구나 돌을 던져도 되는 국민마녀가 되었다.

그러니 이젠 맘대로 하는 것이다. 실제 청탁받은 게 없으니 묵시적청탁으로 엮는다. 직접 받은 뇌물이 없으니 추징은 못하지만 '경제공동체' 로 묶는다. 지금은 문통의 통치행위니 감히 묻지도 못하지만 그녀가 한 일은 전부 직권남용이 되고, 헌법수호의지가 없는 것이 된다.

직접증거라고 떠들던 태블릿pc의 조작의혹이 불거지면, 증거조사를 생략하고 목록에서 빼면 되는 것이고 의혹 제기자는 명예훼손으로 처 넣으면 된다. 그렇게 간단하게 그녀는 33년의 징역형을 받는다.

한 여성이 박근혜 전 통령 석방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여성이 박근혜 전 통령 석방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여성들이 제 이름 석자보단 누구 마누라, 누구 엄마로 불린다. 그러니 이 나라의 남자, 아니 여자들까지 다, 그런 여성이 권좌에 앉아있는 꼬락서니를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쉽게 죽여 버린 대상이 도무지 사라져 주거나 지워지질 않는 것이다. 아니 그녀는 그냥 말없이 그대로 있는데 저지른 놈들이 스스로가 만든 인지부조화의 굴레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존재는 그들의 비겁함과 무지, 수치, 죄에 대한 움직일 수 없는 실존적 증거 그 자체이다. 그러니 밟고 때리고 또 짓밟는다.

6년 전 당선인 신분으로 취임사 초안 검토시 녹음된 파일을 편집해서 틀어 제끼며 확인사살한다. 토끼를 잘못 쏴죽이고 나서 식인 호랑이를 잡았다고 떠들어댄다. 살인마가 시체를 유기하기 위해 토막을 내는 짓거리와 유사하다.

태극기 집회. 나는 2016년 말 무관의 제왕이라는 언론이 노조에 장악된 채로 읊어대는 요설에 속아, 무지한 놈이 되어 그녀에게 욕을 퍼부어댔던 죄값으로 나오기 시작했었다. 햇수로 3, 분하게도 별 이유도 없이 사분오열된 속에서도 아직 그대로 나오는 사람들.

이름도 모르지만 그냥 서로 지켜 보기만 해도 금세 눈시울이 붉어질 것만 같은 이들, 아직 나 몰라라 하는 친척들보다 더 정겹고 소중해진 이들과 같이 팔자에도 없는 시위를 하고 있다. 기네스 북에 동일한 이슈로 최장기간 지속되는 시위로 실렸다는 말도 있으나 그냥 그대로 절망적인 희망꼬투리에 매달려 갈 뿐이고 냉담자들은 아직 요지부동이다.

그러니 이젠 아주 들어내 놓고 하는 촛불정권의 시책은 날마다 불안하기만한 종북 망국과 독재의 그림자를 짙게 해간다. 그래도 무엇 때문인지 끊임없이 발표해대는 여론조사 지지율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야권의 차기 유력 대선후보 라는 자도 태블릿pc조작설 운운 해서 미안하다고 꼬리를 내리고 만다.

그렇다고 저들이 자꾸 저런다고 믿을 놈 하나 없다고, 다들 웰빙에 힐링만 찾고 자빠져들 있는데 왜 나만 사막에 우물 파듯이 바보짓을 계속하냐고, 나도 이젠 지쳤다고. 다 내던지고 싶어지기만 하는 오늘. ! 그러고 보니 현충일 ‘'은 추념사에서 뭘 잘못 먹었는지 공산당 거물 김원봉부터 채명신 장군 까지 횡설수설하며, “애국 앞에 보수나 진보가 따로 없다. 보수진보의 이분법시대는 끝났다는 둥 스스로도 갈피를 못 잡는 말을 했다. 그도 말로는 애국하라고 한 것이다.

그러니 누워있어선 안될 일이다. 나무는 서서 죽는다. 슬프게도 쓰 잘데 없는 나이만 먹었으나 그래도 쉽게 죽지않는 나무가 되어 순국선열과 전몰장병께 묵념부터 올리자.

그리고 나서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선다면 아아 이슬같이하도 들어 이제는 귀에 익어버린 충정가라도 흥얼거리며, 우리 늙은 것들 만이라도 젊은 것들이 비웃고 가더라도 당장에 이뤄낼 것이 없더라도 그녀가 나올 때까지 만이라도 추던 춤은 마저 추어야 하지 않겠는가고 다짐해 보는 것이다.

차마 겉으론 흘리지 못하고 두견새 처럼 목으로 흘려내리는, 그녀의 눈물 같은 봄비 내리는 이 밤에 2019.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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