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탄의 전두환 서거1주기]김재규 수사 전두환 '유해' 연희동 자택에, 박정희 시해 김재규 묘지는 호화
[통탄의 전두환 서거1주기]김재규 수사 전두환 '유해' 연희동 자택에, 박정희 시해 김재규 묘지는 호화
  • JBC까
  • 승인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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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사 측은 전두환 전 대통령 사찰 폐쇄시키고 물품 치웠다
살아생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서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고 있다.
살아생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서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고 있다.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다. 세월은 속절없이 지나간다더니 전 전 대통령이 어느새 서거 1주기를 맞았다. 전 전 대통령을 보노라면 권력의 무상함을 느낀다. 권력이란 참으로 엄중하고, 허망하고 비참한 것이다. 전 전 대통령에게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는 보안사령관’ ‘합동수사본부장’, ‘12.12 쿠데타’, ‘5.18 학살자’, ‘군부독재자’, ‘백담사 유배’ ‘법정 사형언도전 전 대통령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그렇지만 그도 결국 눈을 감았고, 1년이 흘렀다.

지난해 10월 23일 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언론은 학살자 전두환 사망’, ‘전두환 씨 사망’, ‘전두환 전 대통령 별세라 썼다. 그들의 진영논리로 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표현했다.

20211127일 오전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전 전 대통령 발인이 열렸다. 이 발인은 마치 몰래 장례를 치르는 것처럼 빠르게 끝났다.

당시 필자는 이날 새벽 세브란스 장례식장을 찾았다. 80년대 그 기백이 넘친 전두환의 죽음이 아닌 몰골한 노인의 쓸쓸한 장례식이었다. 정승이 죽으면 문상객이 오지 않고 정승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넘쳐난다는 세상사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2021년 11월 27일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발인식이 열렸다.
2021년 11월 27일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발인식이 열렸다.

발인을 마친 후 필자가 썼던  당시 기사다.

전두환 대통령의 영결식이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간소하게 치러졌다. 영결식은 이날 오전 730분경부터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층에서 열렸다.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는 유족 대표로 나와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특히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난 후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면서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여사는 남편이 평소 자신이 사망하면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했다면서 화장해서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유해를) 뿌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필자가 그날 썼던 스케치 기사를 읽으면서 멈춘 대목은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고, 화장해서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유해를) 뿌려달라.”

1년이 흐른 뒤, 전 전 대통령 유해는 어디에 있을까.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여전히 서울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 중이다. 연희동 자택에는 전 전 대통령 부인인 이순자 여사가 살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받았기 때문에 국립묘지에는 안장될 수 없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영정 모습.
전두환 전 대통령 영정 모습.

군 주둔지인 전방 고지에 유해를 안장하려면 정부 측이나 관할 지자체, 필요시에는 군부대나 산림청과 협의를 해야 한다. 문재인 좌파 정권은 이런 협의조차 사실상 봉쇄해버렸다. 전 전 대통령 별세하자 문재인 청와대는 조문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조의도 표하지 않았다. 이재명은 학살자 조문은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문 좌파정권은 전두환 씨 장례에 관해 정부 지원이나 조문, 조화는 일절 없다고 공식 발표 했다. 전 전 대통령 유족은 빈소 설치와 운구, 영결식, 장지 등 모든 절차를 자체적으로 진행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이승만, 윤보선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국가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문 좌파정권 세력들은 전 전 대통령을 학살자’ ‘로 호칭했다. 이순자 여사도, 이순자 씨라 불렀다.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위원장’, ‘이설주 여사’'라고 불렀던 이들이다.

전 전 대통령보다 한 달 앞서 별세(1026)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1030)은 달랐다.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치러진 노 전 대통령 영결식은 국가장으로 엄수됐다. 당시 김부겸 국무총리,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철희 정무수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도 참석했다. 전 전 대통령 영결식과는 완전 대비되었다. 이는 전 전 대통령을 향한 적개심이 그대로 묻어 있다는 방증이다.

필자 역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적개심이 있었다. 기자 시절 그에 관한 기사는 전부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이는 80년대 전 전 대통령을 바라본 좁쌀 같은 사관이 한몫했다.

80년대 전두환은 권위와 폭압 폭정의 상징처럼 비쳐졌다. TV화면은 온통 전두환 얼굴로 채워졌고, 그 측근들의 권위적이고 국민위에 군림하는 모습들은 독재권력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았다.

386 세대들에게 전두환은 5.18 광주 학살자 원흉, 신군부를 등에 업고 권력을 찬탈한 자,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을 일삼은 자, 고문으로 박종철을 죽였고, 최루탄으로 이한열 마저 죽게 한 자, 신군부 하나회 조직을 통해 정권을 휘두른 자, 12.12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한 자로 비쳐졌다.

2018년 3월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들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화형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3월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들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화형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86 세대들은 전두환 퇴진만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80년 대학가는 암흑이었다. 캠퍼스에 나부끼는 붉은 깃발, 정권을 비판한 각종 대자보, 여기저기서 울려퍼지는 투쟁가요, 학생회관 앞은 집회장이었다.

전두환 화형식은 투쟁 레파토리였다. 전경과 백골단과 한판 싸움을 벌이는 것은 다반사였다.

그렇게 전두환 죽이기투쟁을 했던 386 세대들. 4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386586이 되어 권력의 중심부에 서 있다. 이들이 입법, 사법, 행정, 지방자치, 시민단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실현시키고. 그들 스스로 다짐했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일까.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증오심과 적개심이 멈춘 것은 20175월 문재인 씨가 권좌에 오르면서였다. 문재인과 당시 386들의 대한민국 건국 정신과 정체성, 역사 파괴 등을 지켜보면서 전 전 대통령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역사란 묘하다. 위대한 지도자가 순식간에 제국주의 스파이로 몰리고, 혁명의 순교자가 배교자 인민영웅과 인민의 적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뒤바뀌는 걸 지켜봐왔다. 역사는 예측 불가능한 불가사의다.

변증법적 유물론에 따라 인류 사회의 과학적 발전법칙을 꿰고 있는 우리는 미래가 어떨지 정확히 알고 있다. 문제는 과거다. 과거는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하다.

문재인이 아니었다면 전두환의 역사는 달리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80년대 그 전두환에 머물렀을 것이다. 80년대 함께 그렇게 전두환 독재 타도를 외쳤던 386 그들이 이젠 으로 보이고, 전두환을 지지하는 자들을 적으로 간주했던 그들이 동지로 보였다. 참 아이러니다. 세상에 필자가 전두환을 이렇게 후한 대접을 할 줄이야 상상을 못했다.

거기에는 386 좌파 운동권 출신들의 이중성이 기여했지만 사실 이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좌든 우든 인간이랑 원래가 사악하고 이중적이지 않는가. 문제는 문재인의 역사와 정체성이다.

전두환은 역사와 체제를 지키기 위해 이에 반하는 학생과 재야세력들에게 억압통치 했었다. 문재인은 대한민국 체제와 역사를 파괴시켰다. 전두환 역사와 문재인 역사를 비교한다면 전두환은 자유민주주의 역사와 체제 지킴이요, 문재인은 역사 정체성 파기였다.

1948815일 건국절 부정, 대한민국 국군창설과 6.25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한미동맹을 굳건히 강화시킨 백선엽 장군을 홀대하고 6.25 남침 전범으로 북한훈장을 받은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라고 했다. 김일성을 찬양한 곡을 만든 작곡가 윤이상을 찬양하고, 사회주의 연방제 실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재인의 종북사관론은 좌파 역사관이고 대한민국 부정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재임시 88서울올림픽을 개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재임시 88서울올림픽을 개최했다.

문재인이 경제를 망친 원흉이라면 전 전 대통령은 경제를 살린 영웅이었다. 전두환 정권시 경제성장·물가안정·실업률·경상수지·1인당GDP’가 최고치였다. 1980년 한국의 연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1.6%였다. 이후 전 전 대통령 집권 기간(19809~19882) 동안 대한민국은 81(7.2%), 82(8.3%), 85(7.8%)을 제외하고 매년 10% 이상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였다.

198121.4%에 달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83년에는 3.4%까지 떨어졌다. 이 때 최저임금법 제정에 이은 최저임금위원회 설립,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을 통해 중산층이 대거 등장했다.무역적자 구조는 흑자로 바뀌었다. 한국 경제는 지속 성장궤도로 접어들었고,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차ㆍ전자ㆍ반도체 같은 첨단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전두환 정권 시절, 빨갱이와 조폭들만 살기 힘들었지 서민들이 가장 살기 좋았다고 한다. 지금처럼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못하지 않았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했었다.

합동수사본부장 시절 전두환 전 보안사령관.
합동수사본부장 시절 전두환 전 보안사령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 사는 분명이 있다. 허평환 전 기무사령관은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 7개월 전에 1사단장 1년밖에 하지 않았던 전두환 장군을 국군 보안사령관에 발탁하지 않았더라면 박 대통령 죽음의 의혹이 정확히 밝혀질 수 없었을 것이고 급서 이후 국가적 혼란을 수습하고 나라를 안정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당시 국가적 혼란의 중심인 광주사태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고 전국적으로 확대 되었을때 분명히 북한이 남침해 왔을 것이고 그러면 우리민족은 공멸했을 것이다는 허 전 사령관의 주장이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묘.
경기도 광주에 있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묘.

필자는 지난 1026일 경기고 광주시에 묻혀 있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묘소를 찾았다. 김재규는 국가반란을 목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한 살인자다. 30여 평의 그의 묘지는 호화 그 자체였다. 그의 묘태에는 12지상 12각이 새겨져 있었다. 묘비에는 장군’ ‘의사로 표기돼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한 김재규는 의사’ ‘장군으로 추대받고 있다. 박정희 시해범 김재규를 조사했던 전 전 대통령은 장지가 없어서 유해조차 안치하지 못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 기거했을 때 사용했던 물품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 기거했을 때 사용했던 물품들.
백담사 측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기거했던 사찰을 폐쇄했다.
백담사 측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기거했던 사찰을 폐쇄했다.

전 전 대통령은 백담사에 기거하면서 불교에 귀의했다. 필자는 지난 10월 말 전 대통령의 발자취를 찾아서 백담사를 찾았다. 백담사 측은 대웅전 옆 전 전 대통령이 2년 간 머물렀던 사찰를 폐쇄했다. 여기에는 전 대통령이 썼던 이불과 세면 도구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백담사 한 스님에게 왜 유품을 치우고 폐쇄했는가물었더니 그 스님은 전 정권(문재인)에 물어보지 왜 나한테 묻는가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자비를 상징하는 불교에서도 버림받은 전 전 대통령이다.

전 전 대통령은 평소 방랑시인 김삿갓노래를 좋아하셨다.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 리

흰구름 뜬 고개 너머 가는 객이 누구냐 열두 대문 문간방에 걸식을 하며 술 한 잔에 시 한 수로 떠나가는 김삿갓~’

허 전 사령관은 이런 전 전 대통령에게 이 험한 나라 정상배와 소인배들 원망하지 마시고 희노애락애 오욕 다 떨쳐 버리시고 훌훌 털고 극락왕생 하소서기도했다.

2021년 10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전두환 전 대통령 유해가 연희동 자택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10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전두환 전 대통령 유해가 연희동 자택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전 전 대통령은 살아생전 유언을 통해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고 했다. 유족 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을 한 뒤 휴전선과 가까운 곳에 안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윤석열 정부가 앞장서서 그의 유해가 안장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것이 산 자의 최소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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