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논객 정재호의 직언]평화부지사? 양천대소 vs 이실직고
[94세 논객 정재호의 직언]평화부지사? 양천대소 vs 이실직고
  • JBC까
  • 승인 202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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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화영 경기 평화부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화영 경기 평화부시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특유의 날렵한 입놀림이 정치판 안팎에 말썽의 씨앗을 흩뿌렸다. 뜬금없이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표결방식을 무기명에서 기명투표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내세운 구실은 제법 그럴싸한 명색(名色)을 품고 있다. “책임정치라는 측면에서 투표결과에 당당히 무한 책임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책임이란 단어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당 혁신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했다고 토를 달았다. 굳이 발상의 뿌리가 혁신위라는 점에 주의를 환기시켰다.

궁지로 몰릴 경우 긴급피난의 길을 터놓을 심사를 깔고 있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당 내에서 찬·반 목소리가 분분하다. 친명(親明)계는 책임지는 모습이야말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출발점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비명(非明)쪽에서는 수박색출용이라고 펄쩍 뛴다.

국민의힘은 또 하나의 방탄 꼼수라고 거칠게 삿대질한다. 이 대표는 흔히 순간포착의 달인으로 통한다. 가장 민감한 시점에 가장 민감한 처방 제시로 문제를 쉽게 푼다는 평판을 즐긴다.

쌍방울그룹의 대북 불법송금 재판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백현동 아파트개발 특혜사건과 함께 검찰의 이재명 구속청구가 초읽기라는 낌새가 번지고 있다. 이 대표의 잽싼 순발력이 기명투표론으로 이어졌다는 시선도 만만찮다.

이런저런 사법리스크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이 대표에게 800만불(100억 상당)이란 거금의 대북 불법송금 의혹은 가장 심각한 중죄인 제3자 뇌물혐의가 덧씌워진 셈이다. 이 대표로서는 모든 것을 걸고 승부수를 던져야 할 형국이다.

쌍방울그룹 오너 김성태 피고의 검찰 진술은 털끝만큼도 옆길로 빠지지 않았다. 일관되게 이재명 지사의 북한 방문과 관련. 300만불을 북측에 대납 송금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대표 유·무죄 갈림길의 열쇠를 움켜쥐고 있는 또 한사람 이화영 피고(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놓고 검찰·법원 언저리에서는 도를 넘는 초유의 해괴한 진풍경이 연출됐다.

증언이 엎치락뒤치락한다. 문재인 정권 법무부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현직의원 4명이 검찰청사 맨땅에 양반다리로 연좌시위를 벌였다. 법정에선 이화영 피고 아내가 방청석에서 벌떡 일어나 남편을 향해 정신 차려를 외쳤다. 남편 진술을 다시 뒤집는 옥중 서신을 받아 공개했다. 변호인을 멋대로 내팽개쳤다. 적대적 공생관계에 갇혀 두 쪽으로 갈라선 민주당 내의 입김이 똘똘 뭉쳐 겉으로 튕겨나온 볼썽사나운 풍경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전후 사정을 두루 살펴볼 때 송사리 끓듯 자질구레한 부스러기 가십(gossip)거리에 매달리는 쪼그라진 정치 풍토가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소절(少節)에 집착하면 대국(大局)을 놓치기 십상이다. 유엔의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도의 대북송금 의혹은 충격의 진폭(振幅)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 9개 도청에서 유독 경기도가 평화 부지사라는 직책을 둔 것부터가 범상스럽지 않은 발상이 아닌가.

평화의 대상은 마땅히 북한이다. 북한의 농사 현대화(農事現代化)를 도모할 스마트팜(smart farm)계획까지 야심찬 대북정책을 구상함에 있어 이재명 지사가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것은 지나가는 송아지가 앙천대소(仰天大笑)할 일이 아니겠는가.

성공의 법칙에는 상식(常識)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평화 부지사의 대북사업을 도지사가 몰랐다는 것은 상식을 거부하는 고약한 변고(變故)가 아닌가. 유력언론도 유별난 평화 부지사 본래의 책무에 대해 시선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이재명 대표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멈추고 숨을 크게 들이 마시는 값진 여백(餘白)을 궁리했으면 좋으련만. ‘평화얼마나 거룩한 소망인가. 평화부지사라는 자리는 놀고 공밥 먹는 자리가 아니지 않는가. 이재명 범정(犯情) 둘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넋이 얼마인가.

진혼곡(鎭魂曲)의 끝자락이 아직도 흐느끼는 까닭이 어디에 있는가! 법에도 눈물은 있는 법.

이재명 대표 한점 에누리 없는 이실직고(以實直告)의 시간이다.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필자 약력

1930년생

靑丘大學(현 영남대학)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연구과정 수료(경영진단사 자격취득)

경향신문 주일상주 특파원, 정치부장겸 부국장, 상임논설위원

중앙홍보연구소 이사장

한국부동산경제신문 회장, 월간 평론지 인사이드 월드회장겸 주필

8대 국회의장 비서실장

9·10대 국회의원(3선의원)

유신정우회 원내수석 부총무, 대변인

헌정회 사무총장, 부회장, 원로회의 부의장

현재 민족중흥회 회장, 국가원로회 상임고문

저서

시집:향수,폭포수

칼럼집:새천년 새벽의 초대, 대통령의 초상, 진혼곡의 끝자락이 흐느끼는 까닭

정론일갈(正論一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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