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논객 정재호의 소망]“태산 간은 여한 풀고 파란지평 바라보는 ‘오누이’ 대통령
[94세 논객 정재호의 소망]“태산 간은 여한 풀고 파란지평 바라보는 ‘오누이’ 대통령
  • 정재호
  • 승인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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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을 마치고 묘소를 참배해 헌화·분향한 뒤 오솔길을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을 마치고 묘소를 참배해 헌화·분향한 뒤 오솔길을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태산(泰山)을 넘으면 평지를 본다는 경구가 있다 오랜 삶의 지혜가 농축된 격언이다.

박근혜, 윤석열 전·현직 대통령의 초면은 지독한 악연이었다. 검사와 피의자 신분의 첫 만남이 아니던가.

부리부리 큰 몸집의 강골검사와 양친부모의 청빈(淸貧)’을 본때 삼아 맑은 삶을 누벼온 직전 여성대통령이 마주보고 창과 방패의 말씨름을 벌이지 않았던가. 미루어 짐작컨대 국정농단과 뇌물수수 의혹을 도마에 올려놓고 피 말리는 끈질긴 공방이 밤낮을 가리지 않았을 터.

박근혜의 말솜씨는 자신의 성정을 빼다 박은 듯 한점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YES, NO가 분명했다. 오죽했으면 묵시적 청탁이니 경제공동체같은 생뚱맞은 희한한 법률용어가 검찰 쪽에서 튕겨 나왔을까

그 무렵 정치판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거대한 혼돈의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미친 돌개바람을 닮은 촛불난동이 서울 도심을 집어 삼켰다. 세정(世情)은 물구나무 선 채 바로세울 재간은 실종상태였다.

실각한 박 대통령에게는 고립무원의 올가미가 씌워졌다. 마녀사냥의 덫은 잔인하고도 사악했다.

30년 구형 20년 징역선고,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 날벼락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직무수행 일수는 1474일 옥살이는 1737일이다. 이미 역사의 뒤안길 언덕바리에 걸터앉은 과거(過去)’에 갇힌 박근혜사화(史禍)를 오늘에 복기하는 까닭은?

역사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고 돌고 도는 법. 태산같은 여한(餘恨)도 끝없는 통한도 화해와 용서를 갈구하는 해맑은 마음씀씀이 하나로 춘삼월(春三月) 수줍은 햇살에 잔설(殘雪)녹 듯 녹아내리는 값진 인간승리의 파급효과를 확대 재생산 하고픔 때문이다.

오늘 우리 정치 생태계는 인정(人情)머리 따위는 숫제 흔적조차 사라지고 증오와 보복의 악순환에 파묻혀 오금을 못 펴는 형국이다.

지난 달 26일 박정희 대통령 서거 44주기 추도식이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 46일의 중동(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국빈순방을 마치고 한밤중에 귀국한 윤 대통령이 이튿날 아침 추도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의 전직 대통령 추도식 참석은 초유의 일이다. 5분 남짓 추도사에서 윤 대통령은 9차례 박정희 대통령의 빛나는 업적을 찬양했다.

유족대표 인사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여독 풀 겨를없이 참석한 윤 대통령에게 감사하면서 어려움이 많아도 우리정부는 국민과 함께 이를 극복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우리정부란 표현에 박 대통령의 에누리 없는 농익은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고 봄직하다. 두 사람은 박정희,육영수 영전에서 향()에 불 붙여 올리고 고개숙였다.

군악대의 진혼곡이 은은히 흐느끼는 가운데 참배를 마치고 함께 오솔길을 걸어나오는 모습에서 정겨운 오누이같은 분위기가 물씬했다.

감동적인 동영상은 지상파 방송과 종편 유튜브 전파를 탔다. 30대 초·중반에 턱걸이 한 채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윤석열 지지율이 껑충 올라 39.1%를 기록했다고 언론이 앞다투어 숫자를 찍어 퍼 날렸다.

보수 대통합 기운이 모처럼 기지개를 폈다는 해설이 뒤따랐다.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 달성의 박 전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12일 만의 재회다.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바르게살기운동 전국총회 참석 길에 방문한 것이다.

박 전대통령은 현관에서 반갑게 마중했다. 집현관 전열대에는 지난번 박정희 추도식 참석 당시 오솔길을 나란히 걸어 내려오는 사진이 진열 돼 있었다. 사진을 가리키며 윤 대통령이 누가 우리 두 사람이 누나와 남동생 같다라고 얘기 하더라고 소개해 함박웃음이 터졌다.

박근혜(71) 윤석열(62) 두 사람은 1시간 가량 담소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박정희 실록을 열심히 읽고 있다면서 국정에 반영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원을 산책하고 헤어지면서 악수한 두 사람은 건강 잘 챙길 것을 서로 당부했다.

태산같은 여한(餘恨) 풀고 파란지평(地平) 바라보는 오누이대통령. 인상적인 멋진 그림이 아닌가.90줄 중반 노병(老兵)의 소망은 하나.

244·10 총선에서 국태민안의 들녘 활짝 열리는 것이다.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왼쪽)이 윤석열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민족중흥회 제공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왼쪽)이 윤석열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민족중흥회 제공

필자 약력

1930년생

靑丘大學(현 영남대학)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연구과정 수료(경영진단사 자격취득)

경향신문 주일상주 특파원, 정치부장겸 부국장, 상임논설위원

중앙홍보연구소 이사장

한국부동산경제신문 회장, 월간 평론지 인사이드 월드회장겸 주필

8대 국회의장 비서실장

9·10대 국회의원(3선의원)

유신정우회 원내수석 부총무, 대변인

헌정회 사무총장, 부회장, 원로회의 부의장

현재 민족중흥회 회장, 국가원로회 상임고문

저서

시집:향수,폭포수

칼럼집:새천년 새벽의 초대, 대통령의 초상, 진혼곡의 끝자락이 흐느끼는 까닭

정론일갈(正論一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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