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발매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탄핵 원인을 최서원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8년 전 ‘박근혜 탄핵’ 수준의 위기가 현 정권에 닥쳤다는 우려가 큰데요”라는 질문에 “당시는 박 대통령이 첫 번째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최서원씨에게 연설문 보여줬다’고 했어요. 실정법 위반 소지를 인정한 거죠. 그 순간 국민은 ‘박근혜 정권만은 부정부패 없으리라 믿었는데 이게 뭐냐’며 실망했죠. 그게 탄핵으로 이어진 원인이었다”고 대답했다.
유 의원의 이 같은 대답은 여권에선 “심리적 탄핵 상태에 돌입했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위기의 윤석열 정권은 8년 전 탄핵의 전철을 밟게 될까 대목에서 나왔다.
“용산은 김 여사가 사과했다가 자칫 박 전 대통령처럼 추가 사과 요구 공세를 당하는 등 위기가 가중될까 우려하는 듯한데요”라는 질문에, 유 의원은 “그때는 박 대통령이 사태 파악을 미처 못 했는데도 주변의 잘못된 건의에 떠밀려 사과문을 내는 바람에 내용이 두리뭉실해지면서 국민의 의문만 증폭돼 2차·3차 사과를 해야 했던 거예요. 용산은 그걸 반면교사 삼아야죠”라고 대답했다.
중앙일보에 연재된 박 전 대통령 회고록에서 “최서원의 전횡 의혹을 뒤늦게 알고 왜 참모들이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썼는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권력 최측근에겐 참모진의 사정 기능이 정지되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는데, 최서원씨는 대통령과 오랜 인연이 있다 보니 편한 사이였죠. 정호성 등 대통령과 가까웠던 측근 비서관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최서원이 삼성으로부터 돈과 말을 받고, 독일에서 호텔을 샀다는 얘기가 내 귀까지 들어왔는데도 그들은 대응하지 않았어요. 내가 2016년 9월에 그 소문을 듣고 정호성한테 ‘호성아, 최서원씨가 독일에서 200만 달러 주고 호텔 샀단다. 자기 돈이든 남의 돈이든 큰 문제니 알아봐라’고 했는데 답이 없어요. 그때 정호성 등은 최서원이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는 걸 대충 알고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나중에 들었어요. 만약 알았다면 당연히 경고음을 냈었어야죠. 그게 그들의 역할입니다. 용산 보좌진은 이걸 명심해야 해요”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 같은 인터뷰는 탄핵을 바라보는 유 의원의 인식과 한계, 여전히 최서원 씨를 원망하는 박 전 대통령의 무지를 느끼는 대목이다. 이는 보수층이 바라보는 탄핵과 유 의원이 원인이라 밝힌 탄핵은 상당한 거리가 있다.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교수를 역임한 노재봉 전 국무총리(2024년 4월 작고)와 4명의 학자들이 2018년 4월 발간한 ‘한국 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 에선 박 전 대통령이 왜 탄핵을 당했는지 파헤쳤다. 이 책이 주목한 것은 탄핵과 촛불시위다. 이 책은 탄핵은 북한과 연계한 좌파들이 일으킨 대한민국 ‘체제 체인지’ 운동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노 전 총리는 이 책에서 “촛불집회 당초 계획은 대통령 탄핵이 아니었다. 대대적인 시위를 벌려 국가의 공권력을 무력화시킴으로써 체제를 약화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그 와중에 뜻밖의 최순실 여인의 국정농단 의혹이 터지면서 당초의 목적 의도와는 달리 대통령을 정조준하면서 체제 탄핵의 지름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노 전 총리의 분석이다.
특히 노 전 총리는 “이 전복활동의 핵심부가 평양과 연계된 친북좌파로 구성된 것임은 공공연한 사실이다”고 전했다. 이에 북한은 대한민국내 종북좌파 세력들을 규합한 후 연대를 이루고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성환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촛불세력과 우상숭배의 정치의식’이란 글을 통해 좀 더 깊이 이를 지적했다. 조 교수는 “축제로 위장된 핏발 촛불집회가 대한민국 광장을 휩쓸고 있다. 신문들이 곡학아세의 궤변으로, 종편은 대통령의 무능과 흠결에 대한 낯 뜨겁고 저질적인 고발에 지칠 줄 모른다. 이미 나라가 만신창이 되었건만 거리와 광장, 신문과 방송은 박근혜에 대한 분노의 굿판에 탐닉되어 있다. 특별검찰은 사법 정의의 엄정한 집행자가 아니라 기회주의적 야당(더불어민주당)의 사냥꾼이자 여론의 눈치꾼이 되어 마구잡이 구속에 혈안이 되어 있다. 정치권은 백척간두에 선 대한민국의 위기수습에 책임을 다하기는커녕, 대통령 탄핵과 촛불정국을 이용하여 조기화 될 대권레이스를 준비하며 온갖 감언이설로 국민의 환심을 구걸하는 데 여념이 없다. 대한민국은 탄핵사태와 촛불정국의 홍수로 혼란과 위기에 봉착했다”고 썼다. (한국 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 p70-71)
조 교수는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촛불시위의 혼란과 위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사회의 전체주의화 위험성이다”고 경고했다. 조 교수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70년 동안 북한의 통일전략전술에 의한 전복전은 군사전쟁이 아니라 한국내의 반정부 세력과 불만 세력을 이용하여 내부로부터 체제를 타도하려는 정치적 전쟁이 지속되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어 “촛불과 탄핵이라는 분노의 굿판은 대통령을 포함한 기성 정치세력이 무능과 무책임에 기인한다”고 전제 한 후 “그러나 진보의 가면을 쓴 전체주의적 반동세력의 전복혁명 수단이 될 심대한 위험성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탄핵사태는 최순실 게이트를 광적으로 부풀리고 의도적으로 조작한 탄핵 선동 세력에 의해 추진되었다. 그들은 ‘촛불은 국민의 명령이다’라는 전체주의적 민중주권론을 내세워 다수 국민과 국회의원, 언론과 사법기관을 겁박하여 결국 헌재의 대통령 파면결정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탄핵사태가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파면이 아니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헌정과 법치주의가 탄핵인 이유와 까닭이다.
촛불혁명 정부를 천명한 문재인 정권은 ‘주권자 민주주의’를 내세우며 준혁명적 적폐청산 정국을 조성하고 경제와 사회복지 부문의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했다.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데도 오직 망상적 대북한 평화주의에 안착했다. 문 정권은 미국, 일본과의 정통적인 동맹 강화가 아닌 중국으로 기우는 모험을 강행했다.
조 교수는 “광장정치는 ‘촛불은 국민이 명령이다’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말하면 촛불은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신성이 된 것이다. 이들은 촛불에 찬성하는 것이 ‘선’이고, 비판하고 반대하면 ‘악’이 되는 도덕적 정치적 양자택일의 상황을 연출했다. 이 상황에서 언론과 방송, 국회의원과 검찰, 헌법재판관 등 대한민국의 통치권과 언론, 지식인들은 촛불의 노도에 순차되고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즉 촛불세력이 신성불가침의 국민이고, 따라서 촛불에 침묵하거나 반대하면 비국민으로 낙인찍히는 전체주의적 공포가 연출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조 교수는 “촛불은 직접민주주의의 상징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주요 기관의 자율성과 자주권, 국민의 다원적 의사를 한 색깔로 강요하는 전체주의적 혁명의 우상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은 촛불이라는 우상으로 일방이 타방의 존재성을 부정하고 남을 거짓이라 선동하여 자신이 진리하고 강변하는 근본주의적 실존투쟁이 일상화 된 것이다. 전체주의적 전복세력에 포획되어 설사 정권교체로 권력을 획득하더라도 진퇴양난의 지경에 처할 것이다. 촛불에 오도된 국민주권론은 대한민국을 다원적 자유민주주의 열차에서 전체주의적 인민민주주의 열차로 갈아 타게 하는 ‘악마의 티테일’일 수 있다는 것이다.
“탄핵으로 인한 대통령의 리더십 공백을 틈타 ‘사회주의가 답이다’ ‘북한이 우리의 삶이 될 혁명정권을 세우자’고 체제전복 획책, 선동한다면 대한민국을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자는 것이 무엇이 다른가”라며 조 교수는 끌탕했다.
이런 주장들을 방관하고 있는 아니 촛불의 광기에 겁박당하고 순치된 언론, 정치권, 검찰 등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는 하나의 민족 원칙에 의해 동일한 정체성을 갖는 것으로 보는 심각한 장애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근대정치의 괴물, 전체주의에 대한 아무런 경각심도 없이 통일을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체제를 파괴해도 좋다는 모험주의적 이데올로기다는 게 조 교수의 분석이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를 자처하고 촛불 정치를 주도한 세력은 인류사의 유례없는 반동체제인 북한의 전체주의와 전제정권에 비판은커녕 포용과 굴종을 서슴치 않는다는 점에서 그들은 ‘반동세력’일 뿐이다. 전체주의 독재자와 결탈하거나 이에 굴종하는 세력이 진보를 자처하는 것은 어불성성이요, 국제적인 웃음거리다. 촛불과 탄핵이라는 분노의 굿판은 대통령을 포함한 기성 정치세력의 무능과 무책임에 기인했지만 진보외 인민주권의 가면을 쓴 전체주의적 전복혁명의 수단이 될 심대한 위험성을 수반한다.”
조 교수의 주장대로 언론은 이 굿판에 편승하여 여론재판을 휘몰아가고, 국가수호의 충복인 검찰마저 여론의 폭정에 겁박당하고 제 기능을 상실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예외가 아닌 듯해서 침묵하는 다수, 국민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언론의 폭로가 곧 범죄가 되는 사회는 집단적 광기의 야만사회나 다름없다.
지금 좌익들이 김건희 여사를 제물로 윤 대통령 탄핵을 시도하는 것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유영하 의원이 마치 탄핵 훈수라도 둔 듯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한 인적쇄신과 김 여사 처신에 대해 지적한 것이 과연 윤 대통령이 탄핵정국을 풀어갈 해법인지에 대한 논란도 없지 않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탄핵 통과는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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