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60) 전 대표의 2일 검찰 자진 출두 현장은 지지자들과 보수 유튜버 수십명의 욕설과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송 전 대표의 출석이 임박한 이날 오전 9시40분께부터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지자와 유튜버 수십명이 송 전 대표를 가까이서 보려고 자리싸움을 벌였다. 유튜버에게 밀린 일부 지지자는 검찰 직원들에게 "유튜버한테 특혜를 주느냐"고 항의했다. 일부 유튜버는 준비한 촬영용 드론을 띄우기도 했다.
오전 9시59분 갈색 상의에 청바지 차림의 송 전 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청사 현관 앞으로 들어섰다.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지 8일 만이었다.
"송영길"을 연호하는 지지자와 욕설을 쏟아내는 유튜버 수십명이 뒤엉키면서 현장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미간을 찌푸린 송 전 대표는 자신을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일단 갔다 오겠다"며 손을 내저은 뒤 청사로 들어갔다.
송 전 대표는 직원에게 "반부패수사2부 김영철 부장검사 면담을 요청했다", "안되면 전화라도 연결해달라"며 조사를 받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출입 등록이 안 돼 있다"는 대답만 들었다.
결국 그는 자진 출두한 지 약 10여분 만에 검찰청사를 빠져나와야 했다.
송 전 대표는 미리 준비한 A4용지 6장 분량의 입장문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흥분한 지지자와 유튜버들 고성 탓에 한동안 운을 떼지 못하다가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 주시길 바란다"며 말문을 열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연구에만 매진하고 있다면서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모든 검사가 총동원돼 정치적 기획수사를 하는 건 해도 너무한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어 검찰 소환 통보도 받지 않고 출석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제가 프랑스에서 놀다 온 게 아니다. 프랑스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2개 받은 유일한 대한민국 정치인"이라고 가슴을 치면서 "연구실 배정받고 강의하는 사람을 검찰이 사실상 소환한 것 아니냐"고 고개를 젓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약 25분간의 입장 발표와 질의응답을 마친 뒤 오전 10시 32분께 검찰청을 떠났다.
지지자들은 그를 뒤 따라가며 "송영길 파이팅", "정치검찰 물러나라"고 외쳤고, 보수 유튜버들도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민 채 발걸음을 옮기며 "도망가지 말라"고 소리쳤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려고 총 9천400만원을 살포하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캠프 관계자 조사 등을 거쳐 자금 조달·전달 과정을 규명한 뒤 송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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