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까 현장 르포]장대비 쏟아진 광화문 애국당 천막농성장…비도 꺾을 수 없는 투쟁
[JBC까 현장 르포]장대비 쏟아진 광화문 애국당 천막농성장…비도 꺾을 수 없는 투쟁
  • JBC까
  • 승인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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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새벽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에도 200여명 밤샘 농성

“박근혜 대통령 고통 생각하니 투쟁 하나도 힘들지 않아”

20일 새벽 2시 서울 광화문 광장. 이곳에는 장대같은 비가 쏟아졌다. 이순신 동상 뒤편 대한애국당 광화문 천막 위로도 세찬 빗줄기가 내리쳤다.

대한애국당은 지난 10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이순신 장군 동상 서쪽에 천막 두 동을 설치했다.

대한애국당이 설치한 ‘310애국열사추모천막은 지난 2017310,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선고의 탄핵 각하를 주장하며 모인 시민들 중 5명이 사망했다.

애국당은 당시 사망한 5명과 행방불명된 시민들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을 위해 천막을 설치됐다.

이날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애국당 당원 200여명은 10일째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천막 곳곳에선 빗방울이 떨어졌다. 천막 안은 빗물로 인해 질퍽했다.

천막위로 빗물이 고이자 긴 막대기로 연신 빗물을 쓸어내렸다. 다른 천막도 마찬가지였다. 서 너 명이 2~3분 단위로 오가면서 천막에 고인 빗물을 밀어냈다.

 

이날 새벽 광화문 기온은 영상 16도를 가리켰다. 바람까지 세차게 불었다. 천막이 무너져 내리지 않을까 일부는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필자가 두터운 잠바를 입었지만 새벽 추위가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추위 탓인지 잠을 청한 사람들은 몸을 옹크리고 누워 있었다. 천막 당사안에선 잠을 청할 수 없었다.

광화문 광장에 고인 빗물이 바닥 안으로 파고들면서 스며들었다. 바닥에는 스치로 폴 등을 깔았지만 소용없었다. 스치로 폴 사이 사이로 빗물이 스며들었다. 자리에 앉으니 바지에 금새 물자국이 배었다.

모두가 비를 피하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웅크리고 자는 모습이 마치 피난소를 연상케 했다. 경기도 양주에서 온 70대 한 당원은 여기는 대한민국 자유를 지키기 위해 천막투쟁을 벌이는 우파의 성지라고 말했다. 암 수술을 받은 그는 끝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다짐했다.

이날 천막위로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단 한사람도 불편하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사실 몸이 성한 사람도 이곳에서 잠을 자면 골병이 든다. 경기도 김포에 사는 50대 중반 여성 이 모씨는 이틀 밤 샜는데 몸살이 났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래도 천막 당사로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생각하면서 천막 투쟁을 한다. 모두가 박 대통령님을 생각하면서 견디고 견딘다고 이를 악 물었다.

수원 영통에서 오신 구 모씨는 우리는 천막에서 농성을 하지만 그래도 자유가 있지 않느냐, 집에 가고 싶으면 갔다 오고 할 수 있지만 대통령님은 자유가 없다. 대통령님에 비하면 그저 미안하고 죄송할 따름이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 분이 핫 팩을 돌리고 있었다. 한 겨울 투쟁 필수품이었던 핫 팩이 이날 추위 탓인지 금새 동났다.

사발면 먹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인지연 수석 대변인도 사발면을 먹었다. 인 대변인은 추위를 녹이기 위해 먹는 것이다고 말했다. 대부분 사람들도 사발면을 먹으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추위를 녹일 수 있다고 거들었다.

사발면은 김치와 조합이다. 그러나 김치 찾는 것이 이곳에선 사치로 비쳐질 정도였다.

이곳에서 농성중인 사람들이 물을 잘 마시지 않았다. 물을 마시면 화장실을  들락날락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천막당사 밑 광화문 역사 안에 화장실이 있다. 그러나 광화문 역서 막차가 출발하면 셔터문으로 역사를 닫는다. 새벽 첫차에 셔터문이 열린다.

서울에 사는 60대 초반 한 여성은 물을 마시면 화장실 가고 싶어 지는데 갈증이 생겨도 참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어느 누구도 투덜 되지 않는다. 집에 가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인천에 사는 김모 씨는 집보다 이곳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요즘 집에서 자면 바늘침대서 자는 거 같은 데 이곳에서 자면 편안하다고 밝혔다. 사실 집이 더 편하지만 많은 분들은 이곳에서 고생하는 분들이 밟혀서 집에 있는 게 편하지 않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날 새벽 서울 경기 사시는 많은 분들이 애국당 천막 당사로 몰려들었다. 이날 천막당사 주변으로 경찰 버스 세대가 집결했다.

혹시 서울시가 천막 철거를 하기 위해 경찰을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람들이 대거 몰려왔다.

경기도 인덕원에서 이날 새벽 달려왔다는 50대 후반 애국 여성은 카톡방에 철거를 할지 모른다는 긴급 메시지가 날아와서 부리나케 달려왔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 논현동에서 달려왔다는 60대 중반 여성도 카톡을 보고 달려왔다고 했다. 몸은 광화문 천막 당사에 없지만 서울 경기 인천에 거주하는 애국시민들은 모두가 마음은 광화문으로 향해 있었다.

카톡에 긴급상황이 뜨자 새벽에 100여명이 달려왔다. 한 당원은 봐라 박원순, 느꼈는가 박원순, 함부러 강제 철거 오판마라고 경고했다.

이날 애국당사 천막 주변에는 경찰차 3대가 집결해 있었다. 한 애국당 당원은 평상시에도 경찰차가 대기해 있는데 오늘따라 비가 내리니 이틈을 이용 철거반원들이 닥치지 않을까 우려 때문에 애국시민들이 달려온 거 같다고 밝혔다. 10여일 동안 밤샘 투쟁을 해온 탓인지 이날 대부분 사람들은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이날 새벽 서울시 한 공무원이 건너편에서 촬영을 하다가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같은 실랑이는 종종 벌어지고 있다. 낮에도 서울시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애국당 천막을 촬영하다가 실랑이를 벌였다. 애국당은 낮과 밤에 약 10여 명씩 돌아가면서 주변 경계 근무를 강화하고 있다.

혹시나 서울시 철거반원들이 닥칠 것을 대비한 경계근무이기도 하지만 만에 하나 불순분자들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애국당 애국 천막 농성은 갈수록 공감대와 결집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서울시는 애국당 천막 철거 강경 대응을 몇차례 예고했다. 그러나 쉽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만에 하나 서울시가 강제 철거를 시도할 경우 큰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좌파들이 설치한 세월호 천막은 보호하면서 우파가 설치한 천막에 대해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것부터 앞 뒤 맞지 않는 논리라는 지적이다. 강제 철거를 시도할 경우 진영 논리로 번져 보수 세력을 피박한다는 정치 공세의 빌미만 제공할 수도 있다.

천막 농성장에는 70대 이상 고령자들도 상당수다. 이들은 강제 철거를 하면 몸을 던져서라도 결사 저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자칫 인명 피해 우려도 제기된다.

조원진 대표는 철거하면 더 큰 저항이 있을 것이고 경고했다. 조 대표는 폭력을 행사해 강제철거를 시도하면 광화문 광장에 박원순 단두대를 설치하고 포승줄에 묶인 박원순 서울시장 조형물을 만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천막 하나를 철거하면 2개를 칠 것이라고 강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서울시가 강제철거에 돌입하기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애국당의 애국 천막 투쟁은 당분간 이어질 거 같다. 애국당은 매일 이곳에서 당 최고위원 회의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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